올해 아파트 실거래가 상승률 '톱5' 비강남권…마곡수명산파크3단지 88% 뛰어
올해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단지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로 조사됐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35㎡형은 올 들어 9억 원(실거래가 기준)이 올랐다.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컸던 단지는 강서구 마곡수명산파크3단지 전용 84㎡로 무려 80%나 올랐다.
17일 부동산114가 올해 1월부터 12월 현재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매매 신고가 이뤄진 서울 아파트 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올 하반기 마곡수명산파크3단지(전용 84㎡)는 상반기(4억1900만 원)보다 4억원 가까이 오른 7억9000만 원에 거래됐다. 가격 상승률만 88%가 넘는다.
이어 금천구 시흥동 시흥아파트(81.5%↑, 1억1800만 원 상승)와 구로구 개봉동 길훈아파트(69.7%↑,2억1800만 원 상승)가 나란히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촉발된 집값 상승세가 비강남권으로 확산한 결과로, 정부가 지난 16일 고강도 수준의 집값 안정 대책을 서둘러 내놓은 것도 이같은 집값 상승세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평균 실거래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종로구였다. 뒤를 이은 구로(24.6%)ㆍ서대문구(20%)ㆍ영등포(19%)ㆍ강서구(17.8%) 모두 비강남권이다.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20건 거래 중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5건에 불과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와 공급 감소 우려 여파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만큼 커진데다 강남권 대비 덜 오른 서울 곳곳의 지역과 단지의 가격 '갭 메우기'가 활발했던 영향이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올해 강북권 아파트값 오름폭이 컸던 것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속에 강남권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저평가를 받아왔다는 인식에 갭 메우기가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승률이 아닌 상승폭을 따져봤을 땐 강남권 아파트값이 압도적으로 많이 올랐다. 상승률 4위(60%)에 기록된 개포주공1단지 전용 35.64㎡는 올 상반기 15억 원에서 하반기 24억 원으로 무려 9억 원이나 매매값이 뛰었다. 강남권 아파트는 몸값이 워낙 크다 보니 낮은 상승률에도 가격은 수억원이 오른 것이다. 집값 상승세의 체감도가 훨씬 높은 이유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현 정부 들어 쏟아낸 부동산 규제책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과 강북을 가리지 않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수요 억제책 만으로는 서울 집값을 잡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수요가 몰리는 곳에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