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시장 성장세에 칠성사이다ㆍ펩시콜라 잘 팔려 음료 사업 승승장구…주류사업 부진 상쇄
배달음식 시장의 성장세에 힙입어 탄산음료 판매가 급증하면서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부문이 음료와 주류로 구성돼 있는 롯데칠성음료는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류 부문 실적이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 음료 부문에서 이를 상쇄할 만큼의 수익성 확대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롯데칠성음료는 매출액 2조4966억 원, 영업이익 125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은 전년(2조3463억 원) 대비 소폭 상승에 그치는 데 비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8%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1조2000억 원)을 달성한 후 3분기에 주류 부문의 타격에도 불구, 음료사업의 호조 덕에 기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체기에 직면한 국내 식품업계의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1%대에 머물고 있음을 감안하면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반등은 이례적으로 평가될 만하다.
실적 증대를 이끈 음료 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2759억 원으로 전체 매출(1조8385억 원)의 약 70%를 차지했으며 전년 대비 4.8% 신장했다.
음료 부문 수익성 개선의 ‘일등공신’은 펩시콜라, 칠성사이다로 대표되는 ‘탄산음료’인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3분기까지 음료 부문에서 주스와 커피, 먹는샘물 등을 제외한 탄산음료 품목의 매출액은 514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이 회사 전체 매출액의 30%에 육박하는 수치다. 올해 탄산음료 매출액은 주류부문 총판매액(5626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기도 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올해 수익성은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의 매출이 좋아 기여도가 컸다”면서 “배달음식을 비롯한 외식 시장 성장이 탄산음료 매출 증가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경쟁사인 코카콜라가 올해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인상할 때 칠성사이다 등 탄산음료 제품 가격을 그대로 유지해 소비자와 배달 외식 사업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기존 제품 대비 당과 칼로리 부담을 낮춰 지난해 출시한 ‘칠성사이다 로어슈거’와 탄산가스 볼륨을 최대치로 높인 ‘칠성스트롱 사이다’ 등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 충족에도 힘쓴 것도 주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RTD(Ready To Drink) 커피와 생수 제품의 성장도 매출 증대에 한몫했다. 올해 3분기까지 롯데칠성음료의 커피와 생수 품목의 매출액은 각각 2202억 원, 182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커피 2059억 원, 생수 1695억 원) 대비 각각 6.9%, 7.9% 증가한 수치다.
제품 판매 외에도 ‘제로베이스 예산(Zero-Base Budgeting) 프로젝트’로 대표되는 수익성 개선 작업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ZBB 프로젝트’는 전년 예산과 관계 없이 ‘0(제로)’ 기준으로 모든 사업과 활동을 재검토해 예산을 편성하는 것으로, ‘관행적인 낭비’를 막겠다는 취지로 실시하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산음료 시장이 식생활 서구화로 성장 중이며 롯데칠성음료는 그중에서도 브랜드력 강화와 가격 경쟁력 강화로 점유율이 오르고 있다”면서 “고령화 사회에 발맞춰 부가가치가 더 높은 제품을 출시하고 자산을 효율화해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