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일감돋보기] 오너 2세 소유 서울전자통신, 최근 3년 내부거래 80% 웃돌아

입력 2019-12-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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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전자통신이 최근 3년간 매출의 80% 이상을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전자통신 최대주주는 나이스그룹 오너 2세로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은 김원우 에스투비네트워크 이사다.

나이스그룹은 국내 대표적인 금융 인프라 서비스그룹이다. 창업주인 고 김광수 회장은 2003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중이던 서울전자통신을, 2005년에는 그룹의 모태인 한국신용정보(NICE홀딩스)를 인수하면서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김 회장은 2007년 나이스그룹 회장에 취임하고 사업을 키웠다.

이후 ATM, 신용카드 VAN, 자산관리사업 등 사업 기반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왔다. 작년 말 기준 국내에만 35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룹 전체 매출은 1조9323억 원, 총자산은 2조8333억 원이다.

고 김 회장이 지난해 3월 지병으로 별세한 가운데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에스투비네트워크 지분을 장남 김원우 이사와 장녀 김수아 씨가 상속하면서 경영 승계가 마무리됐다. 에스투비네트워크는 그룹 지주회사인 NICE홀딩스 지분을 18.09% 갖고 있다. 이 외에 김 이사가 24.61%로 최다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김수아 씨가 4.27%, 김 회장의 부인 최정옥 씨가 1.00%의 지분이 있다.

김 이사는 이밖에 선친이 갖고 있던 개인 지분을 상속받았는데 그중 하나가 서울전자통신이다. 이 회사는 전원용 파워 서플라이 제조업체로 1983년 설립됐으며 1999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김 회장 타계 이전 김 이사 지분은 0.28%, 수아 씨가 0.38%였지만 상속 후에는 김 이사 32.68%, 수아 씨 5.78%로 늘었다. 현재는 전체 주식 수 증가로 김 이사 30.4%, 수아 씨가 5.4%로 소폭 줄었다.

주목할 대목은 서울전자통신 매출의 상당 부분을 그룹 내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10년간 일감 몰아주기 추이를 살펴보면 2009년에는 매출 111억 원 중 90억 원을 내부거래(81.1%)로 올렸다. 아울러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매출의 60% 이상을 내부거래에 의존했다. 다만 당시 매출처는 해외 법인이 대다수였다. 또 내부거래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2년 이후로는 3년 동안 일감 몰아주기가 5% 이하로 낮아졌다.

그러다 2015년 POS 단말기 판매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오케이포스 인수를 기점으로 내부거래가 폭증했다. 2015년 220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이듬해 635억 원으로 3배가량 뛰었고 영업이익 규모도 4억 원에서 28억 원으로 7배 늘었다. 당시 내부거래 비율은 81.1%였고 주요 매출처는 오케이포스였다. 오케이포스와의 거래는 지속되면서 2017년 내부거래 비율은 81.9%, 작년에는 85.5%로 더 늘었다. 다만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해 2018년과 올해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오케이포스는 2015년 나이스그룹에 피인수된 이후 매출 규모가 600억 원대로 두 배 성장했고 매년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오케이포스는 그룹 내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한국전자금융이 72.38% 지분으로 최대주주이며, 한국전자금융은 NICE홀딩스가 35.8%로 지분이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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