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어디까지 해봤니? "이유식ㆍ와이셔츠ㆍ반찬까지 다 되네"

입력 2019-12-11 14:13수정 2019-12-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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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 돌이 지난 딸을 키우는 맞벌이 주부 송영은(36) 씨는 구독경제 마니아다. 그는 맞벌이를 하며 매번 온라인 장보기로 정기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는 것이 여간 번거롭지 않았다. 분유와 기저귀, 생수로 시작된 그의 정기배송 품목은 캡슐커피, 이유식, 생리대에 남편의 와이셔츠까지 늘어났다. 최근에는 반찬과 밀키트 정기 구독까지 신청하면서 장 보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구독경제가 소비자의 삶을 바꾸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장보기의 중심이 이동한 데 이어 최근에는 주기별로 필요한 물품을 정기적으로 배송받을 수 있는 구독경제 이용자가 늘고 있다. 구독경제 초창기 모델이 신문과 잡지 등 인쇄물과 우유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품목도 크게 다양해지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분유, 이유식 등 유아용품과 캡슐커피, 생수, 차(tea), 와이셔츠, 생리대에 이르기까지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품목이 갈수록 늘고 있다. 구독 서비스 시장에는 상품 제조 기업이 직접 뛰어드는가 하면, 배송 경쟁력을 갖춘 이커머스와 렌털 서비스까지 가세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구독 서비스는 일정 주기마다 구매하는 품목을 매번 일일이 구매하는 수고를 덜어주면서 일정액을 지불하면 정해진 기간에 맞춰 정기적으로 제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동일 제품을 계속 구매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이나 맞벌이 부부에게 특히 인기다.

▲쿠팡의 육아용품 정기배송 고객들을 위한 기프트 '쿠맘박스' (쿠팡)

쿠팡 정기배송은 2015년 3월 론칭 후 현재까지 약 40만 명의 고객을 유치했다. 인기 정기배송 품목으로는 유아동용품을 비롯 식품, 생활용품, 건강기능식품, 세탁·주방용품, 반려동물용품 등이며 총 17가지 카테고리 상품을 정기배송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제조업의 정기구독 시장 진출도 늘고 있다.

▲오설록 '다다일상'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프리미엄 티(tea) 브랜드 오설록이 차 정기구독 서비스인 ‘다다일상(茶茶日常)’을 론칭했다. ‘다다일상’은 ‘차(茶)의 일상화, 지금을 음미하는 습관’이라는 테마로, 차 문화에 입문하고자 하는 고객들에게 매월 오설록이 추천하는 차, 다구, 소품 등을 함께 큐레이션(Curation)해주는 서비스다. 월 2만9000원이면 다양한 차와 다기를 함께 제공받을 수 있다.

나노소재 전문기업 레몬은 홈쇼핑을 통해 생리대 정기 배송을 시작하며 주목받았다. 레몬은 5월 숨쉬는 생리대 ‘에어퀸’을 CJ오쇼핑에서 단독 론칭해 완판을 기록했다. 특히 구매자 중 약 25%가 정기배송을 신청해 구독경제의 성장을 엿볼 수 있었다.

네스프레소를 비롯한 캡슐커피 제조사들은 캡슐 정기배송 서비스에 수거 서비스를 더해 환경보호에도 동참하고 있다. 정기 배송과 함께 사용한 캡슐을 수거해 고객의 쓰레기 처리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환경까지 생각하는 서비스로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더반찬 정기배송 서비스 (동원홈푸드)

반찬과 이유식도 정기배송의 영향력이 커지는 시장이다. 이유식은 베베쿡, 풀무원 베이비밀 등이 경쟁하고 있으며 반찬과 밀키트는 동원홈푸드의 ‘더반찬’, CJ제일제당의 ‘쿠킷’, 한국야쿠르트의 ‘하이프레시’ 등을 필두로 식품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포프리는 계란, 두부, 쌀 등을 정기배송하고 있다.

와이셔츠와 면도기를 배송받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위클리셔츠는 와이셔츠를 주당 3~5벌 정기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롯데렌탈의 리이프스타일 서비스 ‘묘미’에서도 와이셔츠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노쉐이프는 면도기와 면도용품, 면도날 등을 정기적으로 배송해 남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마스크팩, 그림, 유아용 완구, 꽃까지 정기배송을 통해 받아볼 수 있을 정도로 구독경제가 일상 생활의 전 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2016년 4200억 달러(500조 원)에서 2020년 5300억 달러(624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 이용고객은 배송 주기를 바꾸기는 해도 이용 자체를 중단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충성도가 높다”면서 “편리함과 비대면을 선호하는 소비 성향이 만들어낸 ‘구독경제’가 얼마나 빠르게 영역을 확대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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