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투심 회복될까” 상장 미루는 바이오기업

입력 2019-12-05 14:58수정 2019-12-0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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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상장을 계획했던 바이오기업들이 내년으로 일정을 미루거나 스팩 합병으로 입성 루트를 바꾸는 등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모주 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며 반짝 활황 추세지만, 바이오 기업에 대해선 수요가 양극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를 계획 중이던 노브메타파마, TCM생명과학, 듀켐바이오 등의 상장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졌다.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하던 카이노스메드는 막판에 스팩합병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들 기업은 상장 추진 과정에서 부침을 겪었다. 노브메타파마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심사 기간이 1년 넘게 지연되면서 4월 공모를 자진 철회했다. 9월 다시 예심을 청구하고, 새로 규정된 이전상장 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30거래일 내로 빠르게 승인을 받았지만 결국 연내 상장은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투심이 일정 부분 회복되긴 했지만, 장이 완전히 살아나는 시기에 하면 좋겠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카이노스메드의 경우 올해 주관사만 두 번을 변경한 뒤 스팩합병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29일에는 하나금융11호스팩과 합병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승인이 나면 4월 합병을 마치게 된다. 하나금투를 주관사로 재선정한 당시 시장에선 이전상장 기대감이 나왔지만 결국 안전한 길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팩 합병은 별도의 공모 절차가 없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리스크 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진다.

이 같은 현상은 IPO 시장 내에서 바이오 투심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최근 갈 곳 없는 자금이 공모주로 쏠리면서 시장이 활기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에는 상대적으로 박한 양상이다. 현재 상장을 진행하고 있는 리메드, 제이엘케이인스펙션 등은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 때문에 공모가를 희망 밴드보다 아래에서 확정했고, 이미 상장을 마친 라파스, 제테마 등의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연일 그리고 있다.

일부 바이오 기업이 공모 절차를 미루면서 올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 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2017년부터 IPO 시장에서 비중이 높았던 제약ㆍ바이오 전문업체들의 IPO는 헬릭스미스, 신라젠, 메지온 등의 임상 결과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부진했다”라며 “연간 상장한 기업은 13곳으로 지난해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메드팩토, 브릿지바이오, 신테카바이오, 천랩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 17곳의 기업이 연내 상장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연초 SK바이오팜이라는 대어가 상장을 앞둔 만큼 바이오 업종에 훈풍이 불어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J헬스케어도 최근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 요청서를 발송한 상태다. SK바이오팜의 경우 공모 규모만 1조 원을 넘을 가능성도 대두하는 ‘빅딜’인 만큼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히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은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글로벌 대표 의약품으로 성장이 기대된다”라며 “2019년 섹터 변동성 확대에 따라 지연됐던 다수 기업의 IPO가 2020년에 집중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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