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서 최루탄 재등장…2주간 이어진 아슬아슬 평화 깨질라

입력 2019-12-0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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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사건 3개월 맞이 시위서 시위대·경찰 충돌

▲30일(현지시간) 홍콩 몽콕 지역의 프린스에드워드 지하철역 인근에서 시위대가 집회를 열면서 경찰들이 거리를 막고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2주 가까이 이어져 오던 홍콩 경찰과 시위대의 휴전이 깨질 위기에 처했다. 이번 주말 시위에서 최루탄이 다시금 등장하는 등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수백 명의 시위대는 전날 밤 홍콩 몽콕 지역의 프린스에드워드 지하철역 인근에서 ‘8.31사건’ 3개월을 맞아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8.31 사건은 지난 8월 31일 홍콩 프린스에드워드 역에서 벌어진 경찰의 무차별적 구타 및 체포를 말한다. 당시 열차 안까지 진입해 시위대와 시민들을 구타하던 경찰은 실신한 시민을 도우려는 응급구조원을 저지하는가 하면, 역내 진입까지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철제 난간과 폐품 등으로 몽콕 경찰서 인근 도로를 막고, 경찰의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문제는 일부 시위대가 이날 몽콕 지하철역 입구와 도로 위에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질렀고, 경찰도 이에 맞서 최루탄을 쏘는 등 진압에 나서면서 충돌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경찰은 도로 가운데서 사진을 찍는 외국 기자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8일 이후 이어지던 홍콩 경찰과 시위대의 휴전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홍콩 시위대는 ‘최후의 보루’로 불리던 홍콩이공대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던 당시를 기점으로 폭력 시위를 최대한 삼가왔다. 지난달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를 앞둔 상태에서 과격한 시위가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해서다.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둔 구의원 선거 이후에는 홍콩 경찰이 ‘온건 대응’으로 급선회하면서 양측의 아슬아슬한 평화가 이어지던 참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날 밤의 일회성 충돌만으로는 완전히 휴전이 깨졌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날 오후 홍콩 도심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에서 열린 민주화 요구 집회와 같은 날 밤 웡타이신 지역에서 열린 범민주 진영의 홍콩 선거 압승 축화 집회 등이 평화롭게 진행됐으며, 앞으로 개최될 집회 역시 충돌 없이 진행된다면 큰 틀에서 ‘평화 시위 기조’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날 평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시위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홍콩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이 오는 8일 예고한 대규모 집회도 무사히 개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날 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된다면 8일 집회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구의원 선거 이후 홍콩 경찰은 대부분의 집회를 허가하는 등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달 8일 집회까지 허가한다면 시위대와 경찰의 휴전이 지속되는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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