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5대 요구사항’ 수용 거부…폭력사태 격화 우려 고조

입력 2019-11-2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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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파 참패 관련 중국 정부 책임추궁설은 부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6일(현지시간) 주간 뉴스 브리핑을 하고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최고지도자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범민주 진영의 구의회 선거에서의 압승에도 강경 자세를 유지해 폭력사태가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리 람 장관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위대와 범민주 진영이 내걸고 있는 이른바 ‘5대 요구사항’에 대해서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 9월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5대 요구사항을 재고(再考)하는 일은 없다”고 언급하면서 대신 사회 각계각층과의 ‘평화로운 대화’를 다시 제안했다.

홍콩에서 지난 24일 치러진 구의회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약 85% 지지율로 압승을 거뒀다. 이에 정부가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시위대는 홍콩 사태를 촉발하게 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완전 철회,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경찰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체포된 시위자의 조건 없는 석방과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선거 등 이른바 5대 요구사항을 정부가 들어주기를 촉구해왔다.

범죄인 인도법은 시위대의 요구가 받아들여졌으나 나머지 사항에 대해서 정부는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캐리 람 장관의 이날 기자회견은 구의회 선거 결과에도 정부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시킨 것이다.

캐리 람이 제안했던 ‘평화 대화’는 이미 9월에 시위대가 거부했던 내용이어서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람 장관은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불안정한 사회 상황과 폭력을 둘러싼 정부의 잘못에 대해 다수 유권자가 투표했다”며 “이런 시민의 견해를 진지하게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의회 선거에서 친중파가 궤멸한 것과 관련해 중국 중앙정부에서 책임 추궁이 있었다는 소문과 관련해 람 장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람 장관이 시위대와 범민주 진영에 양보할 의사를 보이지 않자 이날 장중 한때 상승세를 보였던 홍콩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0.29%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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