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기는 주가'에 노심초사

입력 2008-09-0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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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불구 주가부양 효과 미미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국민은행이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아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국민은행은 임시주주총회 참석 주주의 89.3%의 찬성으로 지주회사 전환이 순조롭게 의결됐으나, 오는 4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 비율이 15%를 넘을 경우 지주사 전환이 자칫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이사회에서 전체 주주의 15% 이상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지주사 전환을 무효화하지 않기로 했다. 이 정도면 은행의 건전성(자기자본비율 10%)을 훼손하지 않고 지주사 전환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지주사 전환 성공을 장담하기는 아직 이른 상태다. 2일 현재 종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6만3293원)에 한참 못미치고 사전반대 주주 비율도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기 때문이다.

◆속 모르는 '청개구리 주가'

최근 국민은행의 주가를 보면 청개구리를 연상케 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마감일을 이틀 앞둔 2일 현재 전일보다 100원 상승한 5만5900에 그쳐 주식매수청구가격(6만3293원)과는 8000원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실 주총을 실시했던 지난주만해도 주가 흐름을 매우 좋았다. 지난 주총일 이후 사흘 연속 상승세를 타면서 급기야 지난달 28일 시가가 순간 6만원까지 올랐고 이튿날 종가도 5만9900원을 기록하면서 낙관적인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지난 1일 내증시와 외환시장이 동반 충격에 휩싸이면서 국민은행 주가도 무려 4100원(6.84%)이나 빠지면서 암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일 국민은행측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주가가 오전 한때 5만88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오후들어 주가는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면서 다시 주저 앉았다.

시장에서는 국민은행 주가가 6만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당수의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가격과의 차이가 클 경우 투자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반대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6만원대 회복 여부가 관건"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굿모닝신한증권 홍진표 팀장은 "개인 소액주주들의 경우 대부분 증권사나 수탁기관이 대행하기 때문에 늦어도 3일경에는 의사결정을 끝낼 것"이라면서 "3일 종가가 얼마냐에 따라 주주들의 청구권 행사 비율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관련 국민은행측은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사전반대한 주주들 중 실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비율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이전 사전반대 17.4%(?)

또 하나의 관건은 25일 임시주총 당시 사전반대 주주가 얼마나 되는가다. 지난달 25일 국민은행은 임시 주주총회 후 주식이전에 사전반대한 주주의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공개 의무가 없다는 이유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사전반대한 주주들의 비율이 예상보다 많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 바 있다.

이어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사전 반대한 주주 비율이 17.4%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은행측이 사전반대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전반대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오히려 실제보다 낮은 비율로 역정보를 흘렸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홍진표 팀장도 "사전반대 비율이 17.4%가 맞다면 지주사 전환은 성공 가능성 크지만, 사전반대 비율이 만약 30% 정도라면 현재 주가 수준으로는 무산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가 많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주사 전환 성공을 낙관하는 의견도 많다.

사전반대한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가격과 청구 마감일인 4일 주가와의 시세차익을 실현하려면 결국 지주사 전환이 성공해야 한다.

따라서 사전반대한 주주들이 일정부문만 반대하는 전략적인 선택을 단행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사전반대한 주주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일부지분에 한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크다"면서 "사전반대 주주(17.4%) 중에서 약 15% 정도만 전략적인 선택을 한다면 지주전환은 성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민은행의 지주사 전환 성공여부는 이르면 3일 주가가 얼마나 회복되느냐와 실제 사전반대한 주주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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