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지난해 9월 2일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손학규 대표최고위원, 하태경ㆍ이준석ㆍ권은희 최고위원 중 손 대표를 제외한 최고위원 전원이 최고위원직을 잃거나 직무정지된 상태가 됐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이후 브리핑을 통해 "최고위는 사무총장으로부터 직책당비 장기 미납자 현황에 대해 보고받고 당헌당규에 따라 권은희 당원의 최고위원직을 포함한 당직과 공직선거후보자 신청자격이 박탈됨을 보고 받았다"며 "권 당원은 지난 9개월간 직책당비를 납부하지 않았고 사무처로부터 수차례 권리제한 가능성과 납부 독려 고지를 받고도 납비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권 전 최고위원은 입장문을 내고 "처음에는 모두 손 대표의 뜻을 따라 움직였고 협조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식상한 구태정치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됐다"며 "손학규 대표가 사당화한 당에 당비를 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당비를 내지 않고 월 200만 원의 활동비를 주겠다고 하는 것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자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본인의 뜻에 반하는 사람들은 모두 윤리위원회를 이용해 제거했다"며 "당의 요직에는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동아시아미래재단에 속했던 사람들을 앉혔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 대한 명예훼손성 발언으로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직위해제 됐고, 하태경 최고위원도 손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말해 직무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총 9명으로 구성된 바른미래당 최고위는 그간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의 회의 보이콧 등으로 인해 의결정족수인 5명을 채우지 못해 파행을 겪어왔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당직 박탈을 통해 새로운 최고위원을 앉혀 최고위 의결정족수를 채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어제 손학규 대표가 청와대에서 황교안 대표에게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정치를 좀 똑바로 하시라. 나라를 위해서 정치를 해야지 정권투쟁을 해서 되겠나'라고 했다고 한다"며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선출직 최고위원 전원을 자르는 형식으로 정치하는 건 똑바로 정치하는 방식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비상과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김철근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이른바 '뻐꾸기정치'를 완성하기 위한 모든 조치는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제3지대 중심정당인 바른미래당을 완전히 해체하는 작업을 하겠다는 못된 일을 시작할 모양이다"라며 "참으로 치졸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