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뛰자 ‘빚 투자’ 1조 원 늘었다

입력 2019-11-0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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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융자 잔고 9조 원대…코스닥 잔고 증가세 뚜렷

▲코스피가 16.72포인트 오른 2100.20으로 장을 마감한 1일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주가 상승세로 개인투자자가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두 달 반 만에 1조 원 가량 증가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코스피ㆍ코스닥 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9조425억 원으로 집계됐다. 10월 25일에 9조200억 원으로 8월 9조164억 원 이후 처음 9조원 대에 재진입한데 이어 5거래일째 9조원 대를 유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말한다.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한 뒤 수익이 나면 빌린 돈과 이자를 갚고 시세 차익을 보는 형태다.

따라서 잔고가 많을수록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한 개인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올 2월부터 10조 원 대를 기록했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 약세를 보이자 7월 말 9조 원 대, 8월 초 8조 원 대로 급감했다.

그러다 9월부터 코스피ㆍ코스닥 지수가 상승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다시 9조 원대에 진입, 한 달 만에 잔고가 1조 원 가량 늘게 됐다.

특히 최근 강세였던 코스닥 시장ㆍ바이오주에 개인 투자자 매수가 몰렸다. 시장별 잔고를 보면 31일 기준 코스피 4조174억 원, 코스닥 5조251억 원을 기록했다.

8월 말과 잔고를 비교하면 코스피는 3조9172억 원에서 1002억 원(2.6%) 늘었다. 또 코스닥은 4조4690억 원에서 5561억 원(1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대외 불확실성은 줄지 않았으므로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주가지수 상승에 따른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 부담 증가, 분기 기업실적 부진 지속, 거시 지표 약화 등으로 코스피는 지수 조정의 여지가 있다”며 “3분기보다 투자심리는 개선됐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경험적으로 기업 분기 실적 발표 후 대외 불확실성 부각 시 외국인 대량 매도세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반대매매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투자자가 빚을 내 산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매도해 채권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증시에도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빚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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