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일본 나가사키현 이사하야시의 기존 공장 근처 7만4800㎡ 부지에 2021년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짓는다. 이곳에서는 스마트폰용 CMOS(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 이미지센서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소니가 새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는 건 2016년 도시바에서 오이타현 공장을 취득해 가동시킨 이후 처음이며, 아예 제로(0) 베이스에서 공장을 건설하는 건 2007년 구마모토현 제2공장 이후 12년 만이다. 그동안은 기존 공장의 라인 강화와 효율화에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새로운 공장에서의 생산 능력까지 더할 셈이다.
앞서 소니는 지난 5월 경영방침설명회에서 2020년까지 3년간 기존 1조 엔으로 잡혀 있던 이미지센서 설비투자 규모를 1조1000억~1조1200억 엔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이미지센서는 디지털 카메라와 사진 장비, 산업용 로봇 등에 폭넓게 채용되고 있어 ‘전자의 눈’이라고도 불린다. 5G와 자율주행차 보급, 공장 자동화 등으로 사진과 영상을 주고받는 수요가 늘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미지센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국가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에서 일본은 1990년에 49%였지만, 한국, 대만 등지의 기업들이 부상하면서 2018년에는 점유율이 7%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미지센서는 구조가 복잡해 기존의 노하우가 필수인 만큼 일본에 유리하다. 소니는 세계 시장 점유율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2위 삼성전자가 신공장 건설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소니 역시 투자에 박차를 가해 2025년까지 점유율을 60%로 높여 삼성을 크게 따돌릴 셈이다.
다만,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등에 사용하기 때문에 경기에 좌우되기 쉽다. 수요가 줄면 비용 선행으로 실적에 부담이 된다. 과거에도 그런 쓰라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소니 경영진은 새로운 공장 건설을 신중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가 신공장 건설을 결정한 배경에는 카메라를 여러 개 탑재한 스마트폰이 정착하기 시작한 것이 있다. 최근 애플이 출시한 신형 아이폰에는 3안 카메라가 탑재됐다.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인스타그램 등 소설미디어 확대로 5만 엔 대 스마트폰도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소니의 이미지센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여기다 게임과 음악, TV 등 주요 사업들이 골고루 호조를 보이면서 투자 여력이 생긴 것도 신규 투자를 가능케했다. 작년에 소니의 영업이익은 8942억 엔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 조사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2019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13억7000만 대에 그치지만, 2020년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5G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데이터 용량이 큰 동영상 촬영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다 자율주행차와 산업용 로봇 수요도 시장 확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