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한달 전에 100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이 1100원에 근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완성차업계와 수입차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총 판매대수(총 90만8233대, 수출대수 58만9729대)의 약 65%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현대차의 경우, 최근의 달러화 강세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율급등은 해외시장, 특히 미국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얻을 수 있게 되고, 이는 판매호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환율의 상승에 따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상승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엔고현상도 수출국가에서 일본차와의 가격경쟁력을 더 높이는 효과가 있게 돼 일본차와의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입차업계는 어떨까? 미국업체 중 판매규모가 가장 큰 크라이슬러는 원화 결제를 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은 없는 상황이다. 이 회사 송재성 상무는 “소비자 가격을 올린다던지 하는 건 아직 검토해보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한국에서 쓰는 예산은 달러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약간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유럽계인 BMW는 유로화로 결제하고 있다. BMW코리아 마케팅팀 주양예 부장은 “작년 말에 올해 환율을 예상할 때 1250원으로 봤는데 한때 1600원까지 올라갔다”면서 “하지만 BMW 그룹이 예산문제를 검토할 때 글로벌 시장을 모두 염두에 두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한국 시장에 미치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계인 한국토요타는 원화로 결제를 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의 영향은 받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토요타가 진출할 때부터 토요타 본사가 선택한 결정이기 때문에 손해가 됐든 이익이 됐든 본사에서 모두 책임진다는 게 토요타 관계자의 말이다.
원화로 결제하는 업체들을 제외한 수입차업체들은 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지만, 앞서 예를 든 크라이슬러, 토요타처럼 판매대수가 많은 업체들은 대부분 원화결제이므로 당장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솔로몬투자증권의 채희근 수석연구원은 “달러 대비 환율이 오를 경우 수출업체들이 좋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수입차 업계의 경우 이미 마진을 크게 남기고 있어 별 영향은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비중이 큰 타이어업체들은 원자재 수입이 많아 장단점이 모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넥센타이어의 하태인 팀장은 “수입 원자재 가격은 오르겠지만 대신 수출가격을 올릴 수 있어 사실 전과 비슷하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기타 비용의 상승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