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값 하락에 중국 공급과잉…수출·교역조건 끝없는 추락

수출물량 5개월째·교역조건 22개월째 감소..BMW·벤츠 수입에 운송장비수입 4년반만 최고

수출과 교역조건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반도체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중국 공급과잉까지 겹친 때문이다. 일본차 불매운동이 전개되는 가운데 BMW와 벤츠 등 독일차 수입이 늘면서 운송장비 수입은 4년반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9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자료에 따르면 9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1% 하락한 110.60(2015년 100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5월(-2.4%)부터 5개월째 감소세다. 수출금액지수도 12.7% 떨어진 105.82를 보였다. 역시 지난해 12월(-3.7%)이래 10개월째 내림세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물량기준 -2.6%, 금액기준 -23.3%)와 기계 및 장비(-7.4%, -9.0%) 등이 감소세를 이끌었다. 특히, 반도체 직접회로는 금액기준 30.6% 급감해 2009년 3월(-39.8%) 이후 10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아울러 10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물량기준으로는 14.2% 늘어 8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물량면에서는 중국발 공급과잉 영향에 액정표시장치(LCD) 평판디스플레이와 디스플레이 제조용기계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가격면에서는 반도체값 급락에 따른 직접회로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석탄 및 석유제품(-2.7%, -18.1%)도 국제유가 하락에 줄었다. 실제 9월 평균 두바이유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견주 20.8% 급락한 배럴당 61.1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7월(-23.5%) 이후 3년2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수입물량지수는 1.6% 오른 103.19를 기록해 석달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면 수입금액지수는 5.7% 떨어진 107.56을 보여 5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7.4%, 9.8%)가 늘었다. 반면 기계 및 장비(-21.6%, -22.1%)는 11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특히 물량기준 운송장비 수입은 37.2% 늘어 2015년 3월 38.3%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에서 신차출시가 이어진 때문이다.

(한국은행)
한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4.0% 하락한 91.80을 기록했다. 2017년 12월(-3.5%) 이래 22개월째 하락세다. 수출가격(-10.9%) 하락폭이 수입가격(-7.2%)보다 컸기 때문이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잇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도 6.0% 떨어진 101.53을 기록했다. 이 또한 2018년 11월(-9.5%) 이래 11개월째 내림세다.

송재창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값 하락과 중국발 공급과잉 영향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반도체 가격의 경우 전월대비로는 하락세가 많이 줄었다. 향후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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