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어 올 때 노젓자" 기업 회사채 자금 조달 늘려 곳간 채운다

입력 2019-10-14 08:09수정 2019-10-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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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유효 경쟁률(자료 미래에셋대우)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하지만 남는 게 없는 장사다.” 대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블랙홀로 떠올랐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A’급 회사채까지 나왔다 하면 완판 행진이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 뭉칫돈이 채권시장에 몰리면서 권장가격(민평금리)보다 높은 가격에 채권이 팔려나가고 있다.

기업들은 발행금액을 늘려 곳간을 채운다.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자금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이날 발행하는 3년물 회사채 발행액을 1500억 원으로 증액 발행한다. SK건설에 따르면 2일 실시한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모집 금액 800억 원의 4배를 뛰어넘는 약 33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특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의 참여 비중이 대다수를 이뤘다. 발행금리도 2%대로 진입하면서 금리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KT는 모집액 대비 약 5배 많은 1조4200억 원의 뭉칫돈을 확보하며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3000억 원)보다 두 배(6000억 원) 늘렸다. 700억 원씩 모집한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8200억 원, 2800억 원이 유입됐다. 특히 초장기채인 만기 10년과 20년짜리에도 목표 발행량 대비 9.5배, 4.3배 많은 자금이 몰렸다.

우리금융지주는 11일 5000억 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발행금액은 5000억 원으로, 지난달 30일 실시한 수요 예측에서 유효수요가 몰려 증권신고서 금액보다 2000억 원이 증액됐다. 발행금리는 3.32%로 결정됐다.

SK에너지는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계획보다 2000억 원 늘렸다.

그린본드는 신재생 에너지 개발, 공해방지 사업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 목적으로만 발행할 수 있는 채권이다. 제조업 가운데 국내에서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것은 SK에너지가 처음이다.

한화투자증권도 증액 발행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화투자증권은 15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에서 2300억원 규모 주문을 확보했다. 3년물과 5년물 각각 1200억 원, 300억 원 회사채 발행 계획을 세운 한화투자증권은 증액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투자증권 신용등급은 ‘A+’다.

현대종합상사는 11월 초 최대 500억 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29일께 진행되는 수요 예측에서 3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모집한 후 증액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종합상사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다. 2015년 현대중공업 계열로부터 분리됐지만 이후에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등 현대가와 긴밀한 영업 관계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고정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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