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홍콩서 일국양제 실패…받아들이면 대만 생존 공간 잃게 돼”

입력 2019-10-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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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국양제 거부는 2300만 대만 국민의 당파를 초월한 합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0일(현지시간) 건국기념일인 ‘쌍십절’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타이베이/AP뉴시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의 홍콩·마카오·대만 정책 핵심인 ‘일국양제’에 대해 단호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대만 건국기념일인 ‘쌍십절’을 맞아 이날 연설에서 홍콩 불안은 일국양제의 실패를 보여준다며 대만의 주권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중국의 일국양제가 홍콩을 혼란으로 밀어 넣었다”며 수개월째 폭력적 양상이 계속되는 홍콩 시위를 언급했다.

이어 “중국은 일국양제의 ‘대만판’을 내세워 우리를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며 “이 제도를 받아들이면 대만은 생존 공간을 잃게 된다. 이를 거부하는 것은 2300만 대만 국민의 당파와 정치적 입장을 초월한 합의”라고 강조했다.

대만 총통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은 곳곳에서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이 촉발한 홍콩 시위가 지난 6월 시작된 이후 사태가 가라앉기는커녕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홍콩 정부는 5일 52년 만의 긴급법 발동으로 복면금지법을 시행했지만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또 중국은 홍콩 사태에서 비롯된 미국프로농구(NBA)와의 대립으로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는 대중국 강경파인 차이잉원의 재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만 일간지 핑궈일보가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차이잉원 지지율은 경쟁자인 국민당 소속의 한궈위 가오슝 시장에 13%포인트 차로 앞서 있다.

차이잉원은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을 때 우리는 이를 지키기 위해 일어설 필요가 있다”며 “총통으로서 주권을 지키고 대만의 생존을 유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태평양의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가 지난달 단교하면서 대만의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현재 대만과 수교를 맺은 국가는 15개국에 불과하다.

이에 차이 총통은 미국과 연계해 대항하겠다는 방침을 나타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태평양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호주, 일본 등 역내 국가들과 연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차이잉원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최전선에 위치한 대만은 민주적 가치를 지키는 제일 방어선”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이날 쌍십절 행사에 참석했다. 미국 상원의원이 쌍십절 행사에 참석한 것은 35년 만에 처음이라고 대만 외교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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