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이언트 돼지’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數가 안 되면 사이즈로”

입력 2019-10-0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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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무거운 돼지 도축할수록 이익도 그만큼 늘어…마리 수 늘리는 것 한계

▲중국 허베이성의 한 돼지 사육 농가. AP뉴시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중국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보다 돼지를 훨씬 무겁고 크게 사육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축산기업과 농가들이 북극곰만큼 무거운 ‘자이언트 돼지’ 사육에 나섰다고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남부 광시성의 한 농가는 무게 500kg에 달하는 거대한 돼지들을 키우고 있다. 이들 돼지는 도축 시 1만 위안(약 168만 원)에 팔릴 수 있다. 이는 광시성 난닝시 시민 월평균 가처분 소득의 세 배 이상이다.

거대한 돼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따른 대규모 공급 부족에 대처하기 위한 극단적인 아이디어 중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돼지고기를 소비하는 중국에서 돼지 여러 마리보다는 큰 돼지 하나를 키우는 게 낫다는 이런 생각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부 지린성에서도 축산농가들이 평균 무게 175~200kg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이는 일반 돼지 무게인 125kg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현지 농민들은 크면 클수록 좋다고 강조하고 있다.

소규모 농가는 물론 대형 축산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원스푸드스터프그룹과 코프코미트홀딩스, 베이징다베이농테크놀로지그룹 등은 돼지 평균 무게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컨설팅 업체 브릭농업그룹의 린궈파 선임 애널리스트들은 “대기업들은 돼지 무게를 최소 14%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근 도축 시 돼지 평균 무게가 최대 140kg까지 늘었다. 이는 일반적으로 대기업들이 110kg일 때 도축했던 것과 대조된다. 그만큼 돼지 한 마리를 도축할 때마다 이익이 30% 이상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중국 돼지의 약 절반이 살처분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지 돼지고기 가격도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등하고 있다.

후춘화 중국 부총리는 “돼지고기 공급 부족 현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매우 심각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올해 부족분은 1000만 t에 달해 수입으로 감당할 수 없다. 국내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산둥성과 허베이성, 허난성의 축산농가를 잇따라 방문하고 지방정부에 내년까지 생산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라고 지식했다.

여전히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마리 수를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현지 축산농가와 기업들은 사이즈(Size)로 승부를 보려 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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