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DLF 사태 컨트롤타워 붕괴 적발…"경영진 책임 문제의식 공감"

입력 2019-10-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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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피해 규모가 크고 조직적 불완전판매 정황이 발견된 만큼 향후 중징계가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근우 금감원 은행검사국장은 "(DLF 사태에 대해) 경영진에 책임있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1일 발표한 'DLF 합동검사 중간 검사결과' 브리핑에서 상품 설계ㆍ제조ㆍ판매 전 과정에서 벌어진 금융회사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김동성 은행 부원장보는 "상품 선정위원회에 참여한 증권사, 자산운용사, 은행 중 아무도 투자자 위험에 대해 경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존에 제기된 불완전판매 뿐만 아니라 DLF 상품 설계와 제조 단계에서 은행 주도의 OEM 펀드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합동검사의 총괄 책임자인 원승연 부원장은 "상품 설계ㆍ제조 과정에서 특이할 점은 은행 중심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KPI 배점. A은행과 B은행이 검사 대상 은행이다.(금융감독원)

상품 판매 단계에서 하나ㆍ우리 은행의 경우 비이자수익 배점은 여타 시중은행 대비 높게 설정한 반면 소비자보호 배점은 낮게 부여했다. 특히 PB센터에 대한 비이자수익 배점(20% 이상)을 경쟁 은행 대비 2~7배 높은 수준으로 부여했다. 김동성 부원장보는 "(상품 판매 과정에서) KPI 소비자 보호 부분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은행은 경영계획에서 DLF 판매 목표를 상향제시하고, 본점 차원에서 매일 영업본부 등에 실적 달성을 독려했다. B은행은 DLF 판매목표를 지난해 6500억원에서 올해 1조원으로 53.8% 상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두 은행의 내부통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판매된 DLF 상품 중 상품(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친 건은 1% 미만에 불과했다. 일부 심의건은 반대 의견을 표하는 참석위원을 배제하고 의견을 임의 기재해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리스크 관리에 있어서도 자체 분석 없이 0%로 오인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의 백테스트 결과 자료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 밝혀졌다. 기존에 판매한 DLF의 손실가능성이 증대하는 상황에서도 상품판매를 중단하지 않고 오히려 상품구조를 바꿔가며 신규 판매를 지속한 정황도 드러났다.

▲금융회사가 DLF 판매로 얻은 수수료(금융감독원)

손실상황에서도 은행은 이익만을 생각했다. 우리은행이 펀드 판매로 얻는 수수료는 6개월 기준 1%다. 연 2회 판매시 2%의 수수료를 얻었다. 우리은행은 기초자산인 독일 국채금리가 하락하자 베리어를 낮추고 만기는 2개월 단축했는데 이때 손실배수는 200배에서 333배로 증대됐다.

마케팅 과정에서 자산운용사가 제공한 백테스크 결과를 자체 검증없이 '원금손실확률 0%' 등의 긍정적 내용만 소개했다. 또한 DLF 관련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일선 영업점과 PB들의 설명 과정에서 관련 법규 위반 과정이 다수 적발됐다.

은행 본점은 영업점의 불완전판매 행위를 부추겼다. A은행은 본점 차원에서 '손실확률이 극히 적다'는 점을 강조해 판매한 사례를 우수 판매전략으로 타 지점에 전파했다. 심지어 DLF 판매 목표 고객층을 안전자산(예금형) 선호고객으로 잡도록 유도했다.

그럼에도 우리ㆍ하나은행 서류상 불완전판매 의삼 사례는 각각 2006건, 1948건으로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설명의무 위반 △투자자 성향 파악의무 위반 △무자격자 판매 △고령투자자 보호 절차 위반 등 명확한 법규 위반 사례가 발견된 경우다.

현재 1일 기준 200여건의 분쟁조정이 신청됐다. 원승연 부원장은 "분쟁조정 과정에서 추가적인 불완전판매 판별이 가능해 비율은 높아질 수 있다"며 "은행이 분쟁 조정 과정에서 고객보호를 최우선시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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