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거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켜 금융시장 리스크를 키운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양한 상품 라인업 및 안전장치로 시장이 침체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ETF 시가총액은 42조2940억8847만 원으로 전년 동기(39조7723억4739만 원) 대비 6.34% 증가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각각 43.45%, 7.08%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저렴한 수수료와 과세, 거래편의성 등의 경쟁력으로 액티브 펀드, 인덱스 펀드를 웃도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짧은 기간 급격히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을 둘러싼 ‘거품 논란’이 커지고 있다. ETF는 코스피, 코스닥지수 등 추종하는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대표적인 패시브 상품이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상승 및 하락에 베팅하는 파생형(인버스, 레버리지)에 투자하는 투기성 자금이 일평균 거래대금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패시브 시장(ETF)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데 ETF에 편입된 종목과 아닌 종목 간 부익부 빈익빈이 커진다는 지적이 있다”며 “또 대부분의 상품들이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중소형주들이 외면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또 거래비용이 낮아 초단기 알고리즘 매매로 악용될 수 있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대규모 환매가 발생하면 개별 주식가격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어 금융시장 붕괴 등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에 ETF 시장이 침체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마켓메이커(AP)와 LP(유동성공급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대규모 환매에도 해당 물량을 소화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도 국내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이외에도 여성, 환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형 ETF 등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해 이러한 우려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ETF 시장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버블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전통적인 지수 성과를 추구하는 패시브 투자자들이 많아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패시브 시장의 성장은 ETF 수급을 종목선택의 보조지표로 활용하는 액티브 투자자들에게도 공존의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