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시나리오에 따른 中 경제 향방은

연일 사상 최고치로 칫솟던 국제 유가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도 한숨을 돌린 듯하다.

그러나 이대로 국제 유가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향후 국제 유가가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유가에 대한 중국 경제의 민감도가 커지고 석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현행 가격통제제도의 한계도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썬쟈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8일 '유가 변동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내외로 안정될 경우와 15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를 나눠 파급효과를 예상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내외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내외로 안정화될 경우 중국 정부는 정유사에 지급해오던 보조금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통제하는 대신 고유가로 인한 정유사의 피해를 보조금 제도로 보상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물가도 동반 하락하면서 중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중국 내 가공유 가격이 소폭 추가 인상되더라도 이에 따른 물가 상승효과는 식료품의 가격 하락에 의해 상쇄되기 때문이다.

또한 무역수지 개선, 위안화 절상 압력 완화, 정유·운송교통·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들의 채산성 호전 등의 효과도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국제 유가 하락의 근본 원인이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인만큼 중국의 수출 둔화 가능성도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넘으면

국제 유가를 끌어올린 가장 큰 원인이었던 수급 불균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데다 산유국들의 정세도 불안정하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서는 초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때 중국 정부의 연간 보조금 지출액은 약 1400억 달러로 GDP대비 3.9%, 재정수입의 27.4% 정도가 된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늘어가는 보조금 부담에 석유제품 가격 통제를 포기하고 자유가격 제도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고서는 정부가 가격 통제를 철폐할 경우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금보다 50%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썬쟈 선임연구원은 "유가 50% 상승은 중국 소비자물가를 2.5%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며 "이는 금리 인상을 부추겨 결국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다. 원가 상승에 따른 제품 수출 경쟁력이 하락하고 원유 수입 가격 증가로 위안화 절상 압력 등도 커질 수 있다. 게다가 기업의 수익성이 하락해 투자 위축도 불러올 수 있다.

보고서는 고유가에 따른 소비와 투자 위축 등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8%로 둔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썬쟈 선임연구원은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향후 수급 불균형 심화 등에 따라 국제유가가 통제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썬쟈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석유 의존도가 낮고 국내에 대체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고유가 시대에 가장 치명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겠지만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유가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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