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문제 제기해도 중국 업체들 처벌 받을 가능성 적어
중국 가전 업체들이 올해 IFA에서도 삼성, LG를 모방하는 제품들을 선보였다.
불법이지만 실제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적을뿐만 아니라, 소송에 따른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해 우리나라 업체로서는 이도 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중국의 창홍은 6~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9에서 TV 신제품을 선보였다. 창홍이 선보인 신제품은 삼성전자의 ‘더 세로(The Sero) TV’와 LG전자의 ‘오브제(Objet)’의 특징을 조합했다.
오브제처럼 TV 패널 뒤에 서랍이 있을 뿐만 아니라, 리모컨을 누르면 더 세로 TV처럼 화면이 세로로 돌아간다. 창홍 관계자는 “현재 이 제품은 아직 시제품이라며.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이센스는 삼성전자의 더 프레임처럼 TV 테두리를 교체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놧다.
중국 업체들의 우리나라 제품 베끼기 논란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작년 IFA에서 TCL은 리빙 윈도우 기능을 담은 TV 브랜드 ‘Xess’를 공개했다. TV를 시청하지 않았을 때 액자나 창문처럼 보이도록 사진과 그림을 보여주는 기능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작년에 공개한 매직스크린 기능과 상당히 유사하다.
TCL은 올해 IFA에서 제품을 전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더 세로 TV처럼 화면을 세로로 돌릴 수 있는 신제품을 공개했다.
중국 업체들의 베끼기에 우리나라 업체들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해도 중국 업체들이 처벌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업체들도 중국의 행태에 대해 고민이 많다”며 “다만 도용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해도, 중국 업체들이 여러 수단을 동원해 법망을 빠져나가기 때문에 처벌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적 논쟁이 자칫 중국 업체의 위상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술 경쟁력 부분에서 삼성, LG와 중국 업체 간에는 큰 격차가 있다”며 “다만 소송을 제기할 시 사람들이 중국이 우리나라에 큰 위협이 된다고 착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