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SK바이오사이언스 기술력 총집약된 최첨단 무균생산 시스템 구축... 안동 독감백신 공장 ‘L하우스’

입력 2019-08-30 06:00수정 2019-08-3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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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검수하고 있다.(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세포배양 독감백신은 유정란 독감백신보다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작고 예방 효과가 높습니다.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을 상용화한 곳이 바로 SK바이오사이언스입니다.”(김훈 SK바이오사이언스 CTO)

서울 광화문에서 차로 약 3시간, 경북 안동에 닿자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를 갖춘 백신 공장이라는 ‘L하우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L하우스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12년 완공한 차세대 백신 생산 시설이다. 이곳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술력을 집약한 세포배양 백신은 물론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을 생산할 수 있다.

공장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야 했다. 특히 원액을 생산하는 무균배양실을 둘러볼 때는 2벌의 방진복을 겹쳐입고, 방진화 위에 일회용 덧신을 씌웠다.

긴 복도 양쪽으로 수많은 문이 이어져 있고, 방 하나의 문을 열면 요란한 경보음과 함께 빨간색 램프가 반짝였다. 외부에서 오염물질이 들어온다는 신호다. 중간 방에서 순식간에 정화 작업을 거치면 비로소 녹색 램프가 켜지면서 생산 설비로 가는 방문이 열린다. L하우스는 이런 식으로 약 700개의 방으로 이뤄져 최첨단 무균 생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독감백신 생산을 위해 세포를 배양하고 있다.(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원액 생산에는 특수제작한 일회용 비닐백을 사용하는 ‘싱글유즈시스템’을 적용해 오염 가능성과 세척·멸균 과정을 최소화했다. 2000ℓ의 배양탱크 안에서 세포주를 띄운 상태로 배양하는 세계 최초의 ‘부유 배양’ 기술은 글로벌 백신 리더 사노피 파스퇴르가 도입할 정도로 혁신적이다.

김훈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사노피와 GSK 등 수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기술력 부족으로 세포배양 백신 사업을 포기했다”면서 “세포배양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 SK바이오사이언스를 포함해 2곳뿐”이라고 강조했다.

포장실로 발걸음을 옮기자 생동감 넘치는 기계음이 울려퍼졌다. 원액 생산 설비와 마찬가지로 포장실도 대부분 공정은 자동화가 완료됐다. 최종 박스 포장 과정에만 인력이 투입돼 분주히 ‘스카이셀플루’ 프리필드시린지를 옮겨 담았다. 생산 물량이 더 늘어나면 이 과정도 자동화할 계획이다.

백신 생산 기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자 개발했지만, 생산 설비는 아직 미국이나 유럽 등에 의존하고 있다. 김 CTO는 “백신 생산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을 모두 국산화하는 것이 꿈”이라며 “우리 바이오산업이 그만큼 확대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훈 SK바이오사이언스 CTO가 28일 오후 안동L하우스에서 독감백신 변이에 대한 자체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3월부터 시작된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은 8월 말이면 막바지에 이른다. 시판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국가출하 승인을 받으면 9월부터 전국 병의원에 공급된다. 올해는 약 500만 도즈가 공급될 예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2월 세포배양 4가 백신이 유정란 배양 4가 백신보다 예방 효과가 11% 더 높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실제 유행하는 A형 H3N2 독감 바이러스와 배양된 백신 바이러스를 비교 조사한 결과에서도 세포배양 바이러스는 91%, 유정란 배양 바이러스는 44%의 일치율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치율이 높을수록 실제 독감 예방효과가 높아진다.

이상균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장은 “본격적인 독감 예방접종 시즌을 앞두고 제품 공급을 위한 모든 채비를 마쳤다”면서 “국내 유일 세포배양 독감백신이란 특장점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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