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약사, ‘차세대 신약 개발’ 나선다...K바이오, 글로벌 영토 확대

입력 2019-08-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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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면서 전통 제약사들도 연구·개발(R&D)을 늘리며 K-바이오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할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앞다퉈 신약 개발에 나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과 안국약품 등 50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는 전통 제약사들이 본격적인 글로벌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보령제약은 표적 항암 신약 ‘BR2002’의 미국 임상 1상에 착수한다. 2016년 한국화학연구원에서기술이전한 BR2002는 글로벌 항암제 시장 진출을 노리는 보령제약의 핵심 프로젝트다.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 인자인 ‘PI3K(이노시톨 3-인산화 효소)’와 ‘DNA-PK(DNA 단백질 인산화 효소)’를 동시에 저해하는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로, 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다.

비호지킨성 림프종은 매년 국내에서 약 4300여 명, 전 세계적으로는 약 51만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글로벌 치료제 시장은 2020년 92억 달러(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은 혈액암을 시작으로 BR 2002의 적응증을 신체 내 장기에서 암 덩어리가 생기는 고형암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워놨다. 회사 관계자는 “BR2002는 기존 PI3K 저해제보다 치료 효능 및 안전성이 높을 뿐 아니라 PI3K 저해제와 DNA-PK의 이중 타깃 저해기전이라는 점에서 경쟁사들과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안국약품도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안국약품은 국내 바이오벤처 레피젠의 ‘리피바디’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노인성 황반변성 신약을 개발한다. 리피바디는 암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에 결합하는 능력이 3배 이상 큰 인공항체로, 기존 항체의약품에서 생성하기 어려웠던 이중항체와 항체-단백질 결합이 수월한 것이 장점이다.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은 고령화로 인해 2026년 14조 원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현재 바이엘의 ‘아일리아’와 ‘루센티스’만 시판되고 있어 신규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크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로 미국 시장에 상륙한 대웅제약은 ‘넥스트 나보타’ 신약 개발에 들어갔다.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DWN12088’이 최근 호주 식품의약청(TGA)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아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한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폐가 서서히 굳어지면서 폐 기능을 상실해가는 간질성 폐질환 중 하나다. 치료가 어렵고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 미만인 희귀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7만5000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올해 4월 타계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인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데이터는 치료제 시장이 2025년 3조5000억 원 규모로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DWN12088은 PRS 단백질의 활성만을 선택적으로 감소시켜 폐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경구용 섬유증 치료제다. 미국 식품의약품(FDA)의 희귀 의약품 지정을 획득한 바 있다.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센터장은 “폐섬유증 외에도 피부, 신장, 간, 심장 섬유증 등 다양한 섬유질환에 대한 연구를 확대해 희귀 질환 R&D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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