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식 산 국내 투자자 ‘팔자’ 급증

입력 2019-08-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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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송환법 반대 집회에 참가한 홍콩 시민이 우산을 쓰고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홍콩 시위가 3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중국 무력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홍콩 증시 주식을 직접 매수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달 들어 22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홍콩 주식 매도금액은 1억6550만 달러(약 2004억 원)다. 거래일 기준으로는 하루 평균 1034만4000달러에 해당한다. 이는 지난달 일평균 매도액인 859만6000달러보다 20.3% 늘어난 수치다.

반면 전체 매수 금액은 1억2390달러, 일평균으로는 777만400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일평균 매수액(1063만 달러)보다 27.1% 줄었다.

이에 따라 이달 일평균 순매도 금액은 260만 달러로, 전달 일평균 203만 달러 순매수를 보였던 것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기간 중국 주식은 일평균 51만 달러 순매수, 일본 주식은 21만 달러 순매수를 기록했다.

예탁원에 보관된 국내 투자자의 홍콩주식 보유 잔액도 줄었다. 7월 말 12억9024만 달러에서 22일 기준 11억4906만 달러로 10.9%(1억4118만 달러)가량 감소했다.

홍콩증시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순매도세가 거셌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금액 기준으로 미국주식 외에 유일하게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차이나 AMC CSI 300 인덱스 ETF'의 최근 한 달간 순매도액은 3284만 달러에 달했다. 결제금액 상위 10위 종목 가운데 순매도액 기준 압도적 1위다.

홍콩증시는 홍콩을 둘러싼 정세 불안에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50개 우량주로 구성된 항셍지수(HSI)는 23일 종가 기준 2만6179.33으로, 6월 말 2만8542.62보다 8.28% 내렸다.

다만 증권가에선 홍콩 시위와 관련해 주가 조정이 이미 상당 부분 이루어진 상태로, 추가 매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홍콩증시는 이번 홍콩시위 관련한 정치적 위험을 주가에 반영하면서 연중 최저치 수준까지 주가조정이 이미 이뤄졌다”며 “홍콩의 사회적 혼란이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기업의 펀더멘탈 훼손으로까지 연결될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측면에서 홍콩상장 중국 본토기업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상당히 높아진 상태”라고 짚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 정부의 홍콩시위 무력 진압은 득보다 실이 많기에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홍콩 시위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는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 커질 가능성은 작아 관련 주식이나 상품을 지금 매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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