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연준 따라 기준금리 10년 7개월 만에 인하

입력 2019-08-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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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페그제여서 미국 금융정책과 보조 맞춰…시위 등으로 불안한 홍콩 경제에 ‘가뭄의 단비’

▲홍콩 위엔룽 지역에 있는 한 쇼핑몰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전날 백색테러가 발생한 이후 문을 닫은채로 있다. 홍콩/로이터연합뉴스
홍콩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홍콩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50%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인하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HKMA가 금리를 인하한 것은 2008년 말 이후 10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앞서 연준도 전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홍콩은 홍콩달러 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7.75~7.86홍콩달러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달러페그제를 채택하기 때문에 HKMA는 금융정책을 연준과 연동하고 있다. 이날 달러·홍콩달러 환율은 7.8282홍콩달러로 전일 대비 변동이 거의 없었다.

홍콩은 글로벌 경기둔화 불안,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장기화에 더해 범죄인 송환법 논란이 촉발한 시위사태로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날 금리 인하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의 소니 쉬 부사장은 “금리 인하는 미국은 물론 홍콩 경제에 확실히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금융시장은 올해 총 세 차례의 인하로 금리가 0.7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0.6% 증가했지만 1분기와 비교해서는 0.3% 감소했다.

홍콩은 환적과 재수출 허브로 중국 본토의 거대한 배후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1년 넘게 지속된 미·중 무역 분쟁으로 강한 압박을 받아왔다고 SCMP는 설명했다.

폴 챈 홍콩 재무장관 이번 주 자신의 블로그에 “홍콩 실업률은 2.8%로 낮은 상황이지만 경기둔화로 오를 수 있다”며 “이미 고용시장이 약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보이고 있으며 수출입과 도매업, 건설업 등에서 그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설상가상으로 범죄인 송환법에 대한 대규모 시위가 지난 6월 9일 시작된 이후 사태가 좀처럼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법을 더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시위는 계속되고 있으며 점점 더 과격화하고 있다고 SCMP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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