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29만 명 참가 ‘백색테러’ 항의 시위…경찰과의 충돌로 17명 부상

입력 2019-07-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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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공공안전 위협 이유로 허가하지 않았지만 시위 강행

▲홍콩 위엔룽 지하철역에서 27일(현지시간) 경찰들이 진압봉을 휘두르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이 촉발한 시위가 8주 연속 주말에 일어난 가운데 좀처럼 사태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본토와 가까운 홍콩 북부 위엔룽 지역에서 지난 주말 일어난 이른바 ‘백색테러’에 항의하는 시위가 개최됐다.

경찰은 공공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이례적으로 시위를 허가하지 않았지만 주최 측이 강행했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 참가자 수가 약 28만8000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경찰은 당초 시위 허가를 하지 않은 관계로 군중 규모를 추정하지는 못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날도 시위대와 경찰의 무력 충돌이 일어났다. 경찰은 돌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시위대에 맞서 진압봉과 최루탄, 고무탄과 후추 스프레이 등을 총동원해 강제 해산에 나섰다. 충돌로 17명이 부상하고 그 중 2명은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8~68세 사이의 남성 11명을 불법 집회와 공격무기 소지, 경찰 폭행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홍콩 정부는 성명에서 “허가가 나지 않았음에도 불법 시위가 일어난 것을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과격한 시위대가 경찰을 공격해 치안을 붕괴시키고 법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홍콩국제공항에서도 지난주 백색테러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주최 측은 참가자를 1만5000명으로, 경찰은 4000명으로 각각 추산했다.

앞서 위엔룽 지하철역에서 지난 21일 흰 옷을 입은 괴한들이 검은 티셔츠를 입은 시위대와 시민을 습격해 45명이 부상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당시 폭력에 가담한 24~54세 남성 12명을 체포했으며 그 중 9명이 ‘삼합회’로 불리는 홍콩 갱단 관계자다.

폭행 사건 배경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경찰 현장 도착이 늦어졌다는 점을 들어 갱단과의 결탁을 의심하고 있다.

대규모 항의시위에 앞서 이날 위엔룽 지역의 상점과 음식점들이 임시 휴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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