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한국 캐치올 제도, 일본보다 엄격하다"

입력 2019-07-1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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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ㆍ통보요건만 적용하는 日과 달리 의심요건도 적용…대북 감시 품목도 韓이 더 많아

▲12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열린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19.7.12(연합뉴스)
한국의 상황허가(캐치올) 제도 운용이 미흡하다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반격에 나섰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캐치올 제도 운용에서) 더 엄격한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치올 제도는 비(非) 전략물자라도 대량살상무기나 재래식 무기 등으로 전용(轉用)될 가능성이 큰 품목은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12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통상당국 회동에서 일본 대표단은 한국의 캐치올 제도 운용이 미흡하다고 주장하며 한국을 화이트 국가(전략물자 수출 우대 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캐치올 제도를 뜯어보면 한국의 규정이 더 엄격한 걸 알 수 있다. 화이트 국가에 대해 일본은 캐치올 제도를 적용하지 않지만, 한국은 화이트 국가와 유사한 '가군' 국가에도 인지 요건(전용 의도를 아는 경우)과 통보 요건(정부가 해당 품목을 캐치올 규제 대상으로 지정한 경우)에 해당하면 수출 시 정부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비화이트 국가에 대해서도 인지 요건, 통보 요건만 적용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의심 요건(전용 의도가 있는 경우)에만 해당하더라도 정부 허가를 받은 후 물자를 수출할 수 있다.

대북(對北) 수출 통제 제도도 한국이 더 엄격하게 운용한다. 일본은 74개 품목만 대북 수출 중점 감시 품목으로 지정하고 있지만 한국의 감시 품목은 190개에 이른다. 일본 일각에선 일본산 제품이 한국을 거쳐 북한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을 제외한 특정국가 품목 통제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시리아에 대해서만 21개 제품을 통제 품목으로 지정했지만 한국은 시리아를 포함해 이란과 파키스탄에 대해서도 21개 제품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캐치올 제도의 법적 근거 역시 한국이 더 탄탄하다. 한국은 대외무역법에 따라 캐치올 제도를 운용하는 반면 일본은 시행령인 수출무역관리령으로 제도를 운용한다.

한국의 화이트 국가 제외 여부는 이르면 다음 달 중순 확정될 예정이다. 한국이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되면 전략물자 중 비민감품목 857종을 일본에서 수입할 때마다 경제산업성 등의 허가(개별허가)를 받아야 하고 캐치올 규제도 적용받을 수 있다. 경제산업성은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이 제외되면 식료품과 목재 등을 제외한 거의 전 품목의 대한(對韓) 수출이 개별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박 실장은 "일본은 국제수출통제체제의 기본 취지를 흔드는 조치를 일방적으로, 차별적으로, 부당하게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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