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배우자 귀책사유 이혼 이주여성 체류자격 부여해야"

입력 2019-07-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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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 위기 결혼 이주여성 인권 보호 판결"

한국인인 배우자의 잘못으로 이혼한 외국인에게 결혼이민(F-6) 체류자격을 계속 부여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결혼 이주여성 A 씨가 서울남부출입국‧외국인사무소를 상대로 낸 체류기간 연장 등 불허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고 10일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최근 전남 영암에서 한국인 남편이 베트남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동영상이 공개 돼 공분을 사고 있다"며 "200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결혼 이주여성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한국인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로 이혼하게 됐으나 출신국으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 결혼 이주여성의 인권을 보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2015년 7월 B 씨와 혼인신고를 마치고 그해 12월 결혼이민 체류자격으로 국내에 들어와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인해 유산하는 등 순탄치 않은 결혼생활로 7개월 만에 이혼소송을 벌였다. 인천가정법원은 2017년 1월 B 씨의 귀책사유를 인정해 이혼을 결정했으며, 양측 모두 항소를 포기해 확정됐다.

A 씨는 4개월 후 출입국 당국에 혼인단절자 체류자격으로 체류기간 연장 허가신청을 했으나 '배우자의 전적인 귀책사유를 발견할 수 없다'는 사유로 거부되자 소송을 냈다.

1, 2심은 "혼인파탄의 책임이 전적으로 B 씨에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혼인파탄의 주된 귀책사유에 대한 판단은 가정법원 법관들이 가장 전문적으로 내릴 수 있다"면서 "출입국당국이나 행정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가정법원의 이혼확정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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