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에 복귀한 사용자위원 측이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4.2%(8000원)'를 제시했다. 앞서 근로자위원들이 전날 회의에서 최초 요구안으로 1만 원을 제시, 노사의 입장 차가 너무 커 앞으로 최저임금 합의에 진통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는 3일 사용자위원들이 복귀한 가운데 전원회의를 열었다. 사용자위원들은 지난달 27일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적용 불발에 항의하며 퇴장한 뒤 1주일 만에 위원회에 복귀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4.2% 낮은 8000원을 제시했다.
최초 요구안으로 마이너스 인상안이 등장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협상(-5.8%) 이후 10년 만이다.
최저임금위가 최저임금을 정해 적용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31년간 최저임금이 동결되거나 하향 조정된 적은 한 번도 없다. 2%대 인상에 그친 사례는 두 번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다.
1997년 최저임금위는 다음 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2.7%(1525원)로 정했다. 2009년 열린 최저임금위는 2010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2.75%로 제한했다. 당시 경영계에서는 5.8% 인하를 주장했다.
사용자위원 측은 올해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으로 고용지표 악화,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경영난 등 부작용이 많다는 점을 근거로 들면서 마이너스 인상을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일 근로자위원 측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 원(19.8%)'을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공익위원 9명, 사용자위원 7명, 근로자위원 8명 등 총 24명이 참석했다.
노사가 모두 최초 요구안을 제시함에 따라 공익위원 중재 하에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심의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