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출 반 년 째 뒷걸음…반도체 수출은 30.5%↓

입력 2019-06-01 11:00수정 2019-06-0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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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주력 품목 중 10개 품목 수출 감소

한국의 수출 실적이 반 년 째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19년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수출액은 459억1000만 달러다. 지난해 같은 달(506억9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9.4% 줄어든 액수다. 한국의 월간 수출 성적(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12월 이후 여섯 달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산업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품목의 수출 단가 하락, 미·중 무역 분쟁 등을 올해 수출 부진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지난해 수출 호황을 이끌던 반도체 수출액(75억3700만 달러)은 1년 전(108억4100만 달러)보다 30.5%나 감소했다.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등 수요가 줄고 있는 데다 수출 단가도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어서다. 지난달 8기가 D램 반도체와 128기가 낸드플래시 가격은 각각 3.8달러, 5.1달러로 1년 새 57.3%, 24.6% 낮아졌다. 다만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줄면서 관가와 업계에선 하반기 수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특히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하면서 전 세계 교역이 위축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면 미국, 중국 등에 반도체, 석유제품 등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도 덩달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8일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감소하면 한국이 중국과 타이완 다음으로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13대 수출 주력품목(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무선통신기기, 석유 제품, 철강, 평판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섬유류, 가전, 컴퓨터) 가운데 기계와 자동차, 선박을 뺀 10개 품목의 수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석유화학 수출액은 43억3800만 달러에서 36억3300만 달러로 16.2% 줄었다. 수출 물량은 늘었지만 중국의 수요가 부진한 데다 수출 단가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철강 수출(29억5100만 달러) 역시 미국, 유럽 등의 수입 규제로 7.6% 감소했다.

다행히 선박 수출은 수주 가뭄 해갈과 LNG선ㆍ시추선 인도 등 호재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수출액이 44.5%(8억2200만 달러→11억8700만 달러) 급증했다. 자동차 수출액(46억 달러)도 SUV, 친환경차 인기 덕에 13.6% 증가했다.

수출 지역별로는 대중(對中) 수출액이 지난해 138억5000만 달러에서 110억7000만 달러로 20.1% 급감했다.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반도체, 석유제품 등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수출 실적이 크게 늘었던 아세안 지역 수출 역시 79억4000만 달러에서 76억3000만 달러로 1.0% 감소했다. 다만 대미 수출(65억2000만 달러)은 자동차와 가전, 섬유 등의 선전에 힘입어 6.0%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 줄어든 436억4000만 달러, 무역수지는 22억7000만 달러 흑자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의 심화, 브렉시트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로 수출 개선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부는 현재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 지난 수출총력 대응체계를 보다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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