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비전펀드’ 출범도 준비 중...“자금 조달은 쉽지 않을 듯”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프트뱅크가 자금 조달 목적으로 올 가을께 비전펀드의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1000억 달러 규모의 비전펀드와 맞먹는 제2의 비전펀드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비전펀드 출범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하면서 비전펀드 자금이 조달 2년여 만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비전펀드의 기업공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비전펀드는 당초 유치한 자금으로 4년에 걸쳐 IT 벤처 등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WSJ에 따르면 비전펀드가 앞으로 1년 6개월 안에 직원을 현원 400명에서 800명으로 늘리는 등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하는 것도 추가 자금 확보 필요성을 극대화했다.
논의는 아직 초기단계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만약 기업공개가 추진될 경우 전통적인 기업공개 방식이 아니라 증권거래소에 곧바로 상장하는 직상장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
매체는 이 같은 방식은 전례 없는 것으로, 만약 성공한다면 여러 규제 때문에 벤처 캐피털에 투자할 수 없었던 새로운 자금을 유입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소식통은 또 제2 비전펀드의 목표는 ‘리틀 버크셔해서웨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2의 비전펀드 역시 안정적인 투자처가 아니라 아직 수익을 내지 않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공격적인 투자 방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WSJ에 따르면 제2 비전펀드는 덜 위험한 투자로 고정된 수익을 얻는 유닛과 위험한 투자까지 단행하는 유닛 등 두 종류의 투자 유닛을 구성할 계획이다.
다만 소프트뱅크 측이 계획하는 대로 10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자금 유치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덩치가 큰 편에 속하는 사모펀드도 약 200억 달러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1000억 달러라는 목표치가 업계에서 받아들이기 매우 큰 금액이기 때문이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우버와 위워크 등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점도 자금 조달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WSJ는 손 회장이 오만 술탄과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논의하고 있지만, 오만으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WSJ는 오만이 외환보유고 감소와 부채 등으로 경제 압박을 받고 있어 실제 투자 유치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비전펀드의 현재 최대 출자자는 사우디 정부계 투자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와 아부다비 무바달라투자공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