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에게 왜 아토피가 생겼을까요?” 자녀의 아토피 치료를 위해 한의원을 찾은 박정은(가명, 창원) 씨가 가장 먼저 한 말이다. 아토피 환자나 아기아토피 및 유·소아 아토피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본 질문일 것이다.
박 씨는 “알레르기 검사를 해 봤지만, 알레르기 반응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고, 가족 중에 아토피가 있는 사람도 없는데 왜 아이에게 아토피가 생긴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아토피원인을 찾겠다 하여 알레르기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은 뚜렷하게 문제가 되는 요인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판명되는 것만 피하면 아토피 극복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렇지도 않다. 손상현 프리허그한의원 창원점 원장은 “알레르기 검사 결과가 아토피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거나 전부는 아니다. 아토피는 체온조절력의 저하로 인해 과다하게 발생한 열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불균형 상태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토피는 불특정 자극에 대한 몸의 민감도가 높아진 상태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가장 큰 자극원이 되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과민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지 특정 물질이 아토피를 일으킨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인식이다. 따라서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반응하지 않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아토피가 발생하는 원인은 첫 번째로 면역 이상인데, 체내의 과잉 열로 인한 체열 불균형이 흔히 볼 수 있는 면역 이상의 모습이다.
소화기에 부담을 주는 식습관과 독소를 유발하는 음식의 잦은 섭취,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은 세포 대사과정 중 과도한 열과 독소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열과 독소는 체온 불균형을 유발하고 피부 기능을 떨어뜨려 인체 내•외부의 자극에 대한 과민 면역 반응이 피부에 열감과 염증, 가려움 등의 아토피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염증 물질이 몸으로 유입돼 아토피가 발생한다. 특히 평소 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이나 아직 면역체계가 미숙한 유·소아 아이들의 경우 불특정 음식에 대한 증상 기복이 심하고 아토피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이런 탓에 유아아토피뿐만 아니라 성인아토피 환자들에게 알레르기 검사와는 무관하게 기본적인 음식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세 번째는 피부 면역의 이상이 아토피 발생의 원인이 된다. 피부는 열을 조절하고 외부의 자극 물질에 대해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조절 범위를 넘어서는 과잉 열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 채 쌓여 피부기능을 떨어뜨려 과잉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따라서 올바른 아토피치료를 위해서는 외부의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나 피부의 문제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체질, 생활습관을 먼저 돌아보고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한 후 그에 따른 치료 방향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손 원장은 “아토피를 치료하는데 있어 알레르기 검사를 참고하되 치료와 관리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체온 조절력의 저하로 과잉 발생한 열이 아토피원인임을 알고 면역 안정화를 목표로 치료를 진행해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반응하지 않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