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의 해외현지법인이 급성장하고 있다. 증권업계가 해외 진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법인의 가시적인 성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14개 증권회사가 총 13개국에 진출해 62개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현지법인이 47개, 현지 사무소가 15개다. 해외현지법인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로 현재 미국과 싱가포르, 중국 등을 포함해 총 12개 현지법인과 3개의 해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7개 현지법인과 2개 해외 사무소를 운영하는 한국투자증권과 6개 현지법인, 2개 해외사무소를 운영하는 NH투자증권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신한금융투자(7곳)와 삼성증권(5곳), KB증권(4곳), KTB투자증권(3곳), 키움증권(2곳), 유안타증권(2곳) 등도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베트남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에 48개의 현지법인과 사무소가 운영돼 증권사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9곳), 영국(4개), 브라질(1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신남방정책과 더불어 아세안 국가와 인도에 둥지를 튼 해외점포의 비중 확대가 두드러졌다. 신남방 관련 6개국 해외점포 비중은 2016년 29.4%였지만 2017년 30.2%, 2018년 33.9%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목할만 점은 이들 증권사 해외점포의 숫자는 감소세가 확연하지만, 자본과 이익 규모가 급증했다는 사실이다. 증권사들의 해외 점포는 2015년 75개에서 2016년 68개, 2017년 63개, 지난해 말에는 62개로 축소됐다.
반면 해외점포 자산총계는 494억9000만 달러(약 55조3000억 원)로 전년 말 대비 50.6% 증가했다. 이는 해외 진출한 13개 증권사 자산총계(324조4000억 원)의 17%에 달하는 규모다. 자기자본 총액 역시 47억3000만 달러(53조 원)로 전년 말 대비 81.9% 급증했다.
지난해 이들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1억2280만 달러(약 1351억 원)로, 전년 대비 155.7% 불어났다. 자기자본 규모 확충을 통한 업무 범위 확대 및 투자은행(IB)사업 활성화에 따른 수익 증대 효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들 증권사가 유상증자 및 현지법인 인수 등을 통해 해외 영업 규모를 확대할 움직임을 보여 자본과 이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19일 오후 주최한 ‘국내 금융회사 신남방 진출 지원 간담회’에서 “(금융회사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해외점포의 현지화에 더욱 노력해주길 바란다”면서 “향후 해외 진출 시 발생할 애로사항과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