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과 아레스에 이어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도 7월부터 상장사 전환
미국 대형 사모펀드들 사이에 일반 상장사(corporation)로의 전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일반 상장사로 전환하면 투자자의 저변이 넓어질 뿐 아니라 미국의 법인세율이 낮아지면서 수익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KKR과 아레스에 이어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도 오는 7월 1일부터 일반 상장사로 사업 형태를 전환하기로 했다고 CNBC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의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 동안은 투자자들을 모집해 출자를 받아서 조합 형태인 ‘파트너십 제도’로 회사를 운영했지만 7월 1일부터는 일반 상장사 형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블랙스톤은 1985년 슈워츠먼과 피터 피터슨이 파트너십 제도를 기반으로 설립됐다. 현재 운용자산 규모는 5120억 달러로 처음으로 5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비공개주와 인프라,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블랙스톤은 2007년 상장 후에도 파트너십 제도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살 수 있는 건 경영권이 없는 ‘합자회사(limited partnership)’ 지분 증권이었다.
파트너십 제도는 기관 투자가들이 투자하기가 번거롭다. 합자회사 증권 보유주는 추가적인 세금 보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블랙스톤은 상장지수펀드(ETF) 등 지수 연동형 펀드나 연금 등의 보유가 적었다.
이에 반해 주식시장에서는 ETF 등 지수 연동형 펀드의 영향력이 커졌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미국 대형주에 투자하는 펀드 내역에서 지수 연동형 펀드의 자산 규모는 인간이 종목을 선택하는 ‘액티브 펀드’ 규모를 웃돌고 있다. 블랙스톤 주식의 과거 5년 간 운용수익은 S&P500 지수를 밑돈다. 실적은 계속 확대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투자자의 매수 제한이 오름세를 제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슈워츠먼 CEO는 “지금까지는 기업 형태로 인해 스스로 불리한 입장에 있어왔다”며 “앞으로는 개인 투자자들이 더 접근하기 쉽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업태를 변경함에 따라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투자자를 2배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블랙스톤은 상장사로 전환하게 되면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세제 개혁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법인세율은 35%에서 21%로 낮아져 상장사의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이에 블랙스톤의 라이벌인 KKR은 작년에 이미 파트너십에서 상장사 형태로 전환했다.
이날 뉴욕증시에 블랙스톤의 주가는 38.62달러로 전날보다 7.49% 폭등했다. 이는 2016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