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LCC(저비용 항공사) 업계의 이목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쏠리고 있다. 국내 2위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자회사들과 함께 통매각될 경우, LCC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순작용과 부작용을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어서 LCC들의 이해득실 계산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16일 LCC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회사가 어떤 곳이고, 어떠한 전략으로 운영할지에 따라 LCC로서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재계에서는 SK그룹과 한화그룹, CJ그룹, 애경그룹 등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의 사업 구조조정은 업계 전반적인 경쟁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시아나항공이 자금 유입 시 사업 확장보다는 조직 효율성 극대화(비수익 노선 정리)와 재무구조 개선 작업(차입금 상환)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LCC 업체의 향후 공항 슬롯, 운수권 확보가 용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노선 구조조정은 당분간 추가 노선 확장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 북미, 서유럽 등 주요 노선에서 약 2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포화돼 가는 공항 슬롯을 확보하기 위한 저비용 항공사 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업계 2위 아시아나항공이 매각과 구조조정으로 시간을 소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경쟁사에 기회”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아시아나항공과 LCC를 직접적인 경쟁 관계로 볼 수 없다”며 “이 점에서 아시아나 매각이 LCC의 운수권 확보, 슬롯 확보에 호재로 보긴 어렵다”고 회의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에 따라 에어서울, 에어부산 조종사의 LCC 이동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조종사, 정비사 등 항공 전문인력에 대한 구인난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조종사 인력 자체가 제한적이다 보니, LCC들은 해외에서 국내로 유턴하는 조종사들 영입에도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LCC 업계 4위 규모인 에어부산은 25대의 항공기와 280명의 조종사(기장 123명·부기장157명)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7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인데 최소 60명 이상의 조종사가 근무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최근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신규 LCC(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에서는 향후 조종사 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우리뿐만 아니라 기존 항공사들도 조종사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많다”며 “올해만 3대, 내년 4대의 비행기 도입이 예정돼 있고, 국토부가 요구하는 기준(비행기 1대당 기장 6명·부기장 6명)에 맞추기 위해 조종사 인력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