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CEO, 737맥스 시스템 오작동 첫 인정

입력 2019-04-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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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조종사들 보잉이 제공한 절차 반복 수행"...기체결함 개연성 시사

▲보잉이 3일(현지시간)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 737맥스 항공기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데니스 뮬렌버그(아래 왼쪽) 보잉 CEO가 비행에 동참해 시험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보잉

보잉이 맥스 8 여객기의 잇단 추락사고가 기계 오작동 때문이라고 처음 인정했다. 애초 조종사의 실수가 사고 원인이라던 입장을 바꿨다.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4일(현지시간 ) 홈페이지에 올린 영상에서 기체 결함이 잇단 추락사고의 원인이라고 말했다고 CNBC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예비조사 결과 두 번의 추락 사고가 항공기의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오작동으로 발생했음이 분명해졌다”고 인정하며 사과했다.

MCAS는 비행기 기수가 너무 높이 들려 양력을 잃고 추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 자동으로 기수를 낮춰 기체 균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앞서 다그마윗 모게스 에티오피아 교통부 장관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여객기 사고의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모게스 장관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승무원들은 보잉이 제공한 모든 절차를 반복적으로 수행했지만 여객기를 통제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모게스 장관의 언급은 에티오피아 항공기 사고가 조종사 과실보다는 기체결함 개연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CNBC는 평가했다.

5개월 만에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의 추락 사고가 이어지자 MCAS 오작동을 원인으로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달 10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떠나 케냐 수도 나이로비로 향하던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가 이륙 6분 만에 추락하면서 탑승자 157명 전원이 숨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맥스8 항공기 추락으로 189명 전원이 사망했다.

그러나 보잉과 미연방항공청(FAA)은 그동안 사고 원인을 조종사의 책임으로 돌려왔다. 보잉이 제공한 안전 지침을 조종사들이 제대로 따랐다면 추락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날 에티오피아의 예비조사 결과가 나오자 조종사 실수에 무게를 뒀던 태도를 바꾼 것이다. 두 번의 추락사고 모두 기체 결함에서 비롯된 것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뮬렌버그는 “위험을 제거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다. 사고로 고통 받은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철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있다. 향후 몇 주 안에 완료될 것으로 생각한다. MCAS를 개선한 보잉 여객기는 가장 안전한 항공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보잉은 전날 MCAS 업데이트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이 시험 비행에는 뮬렌버그도 동승했다. 이에 보잉 주가는 이날 3% 가까이 급등했다.

FAA는 보잉 737맥스 기종의 안정성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으며 미국 의회와 연방수사국(FBI), 검찰 등도 737맥스의 안전 승인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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