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공장 가동률 2011년래 최저

입력 2019-04-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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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앨라배마 가동률 87.2% 머물러…가동률 2012년 대비 25.7% P 하락

(그래픽=이투데이)

지난해 현대자동차의 미국 앨라배마(Alabama) 공장 가동률이 2011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업계는 2015년부터 불기 시작한 SUV 열풍이 오히려 현대차에 독(毒)이 된 것으로 보고, 현지 전략형 모델의 빠른 투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일 현대차 ‘2018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글로벌 주요 공장별 가동률을 별도로 분리해 공시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최저치로 떨어졌다.

현대차 해외공장은 1996년 준공한 충남 아산공장이 밑그림이다. 미국과 중국, 유럽, 남미 공장 모두 이곳 설계도를 썼다. 당연히 생산규모도 아산공장과 동일한 연간 30만 대다.

2005년 준공한 앨라배마 공장도 마찬가지인데 이곳은 그동안 2차례에 걸쳐 20% 넘는 증설 작업을 거쳤다.

2011년 YF쏘나타의 획기적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이 높은 SUV 싼타페의 인기로 인해 앨라배마 공장은 총 33만8000여 대를 생산했다. 가동률도 112.7%에 달했다.

현대차는 싼타페 생산을 일찌감치 기아차(조지아 공장)로 이관하고 앨라배마 공장은 부지런히 쏘나타와 아반떼를 뽑아냈다.

판매 증가에 고무된 현대차는 이듬해인 2012년 설비를 확장해 연산 32만 대 규모를 완성했다. 이때 가동률도 사상 최고치인 112.9%에 달했다.

1차로 2만 대 규모를 증설한 현대차는 다시 2차 증설에 나섰다. 이듬해인 2013년에 한계치로 알려진 36만 대를 넘어 37만 대 규모로 증설을 마쳤다.

그 사이 판매는 더 늘어났다. 2차 증설 첫 해인 2013년에 39만9500대에 이어 2014년에도 39만8800여 대를 기록하며 증설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북미 현지에서는 7세대 LF쏘나타 가운데 부분변경 이전 모델이 여전히 판매 중이다. 극심한 재고는 고스란히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사진제공=현대차)

그러나 새옹지마(塞翁之馬)였다. 2015년부터 셰일가스 등장과 국제유가 하락이 맞물리면서 덩치 큰 SUV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SUV 광풍도 이때 시작됐다.

당시 쏘나타와 아반떼 등 전체 판매의 63%가 세단 및 해치백이었던 현대차는 느닷없이 판매 하락을 겪었다. 40만 대를 육박했던 앨라배마 생산량도 점진적 하락세를 시작했다.

낙폭은 2017년부터 커졌다. 생산량이 32만8400대에 머무르면서 가동률도 88.8%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생산량은 32만 대를 가까스로 넘었다. 가동률 역시 절정에 달했던 2012년(112.9%)보다 25.7% 포인트나 하락한 87.2%에 그쳤다.

공장 가동률 하락은 극심한 판매부진이 원인이다. 지난달 국내에 8세대 쏘나타가 출시됐으나 북미 현지에서는 여전히 2017년 생산분 쏘나타가 전시장에서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른바 데드 스톡(dead sotck)으로 불리는 악성 재고들이다.

재고가 남은 만큼 신형 쏘나타의 투입 시기를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63%에 달하는 세단 집중 현상도 문제다. 하반기에 코나와 신형 싼타페 등 주력 SUV가 현지에 투입돼 비율이 일부 조정됐으나 여전히 세단 중심의 판매 전략이 현대차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과감한 경영적 판단이 따르지 않으면 북미시장에서의 고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베이징 1공장을 중단하면 세전이익 1200억 원을 기대할 수 있지만 미국은 사정이 다르다”며 “제품 믹스를 개선해 수익성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현지 전략형 모델을 서둘러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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