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상반기를 마감하고 하반기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주요 증권사들마다 7월 증시전망을 내놨다.
하반기를 맞이한다는 점에서 7월 증시전망은 어쩌면 연말을 내다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오늘 같은 폭락장에서 몇몇 증권사에서 냈던 7월 전망 보고서를 뒤져 보자.
한 증권사의 투자전략가는 "하반기 투자환경이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기존의 신중한 낙관론은 유효하다"며 "여전히 주식은 채권, 부동산, 상품(Commodity)과 비교할 때 상대적인 투자매력도가 높고, 글로벌 유동성은 기대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를 찾아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그는 "매크로 측면에서 현재의 주식시장 환경은 최악의 국면이고, 최악의 국면은 곧 바닥이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며 "지나친 투자심리 위축도 경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충격파의 강도가 약화되고 기업이익이 부각되는 국면에서 주식시장은 상승의 동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7월 주식시장은 올해 주식시장의 반환점이자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비록, 7월의 상황이 다 지난 건 아니지만, 오늘 시장을 보면서 그들에게 묻고 싶어진다. 정말 '신중한 낙관론'이 유효한지, 또 7월이 정말 '변환점이자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건지.
이날 투자자들은 투매에 가까운 매도공세를 펼쳤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하한가 종목이 33개가 속출하고 810개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도 국민은행은 8% 이상 급락했으며, 현대건설, 대우건설도 각각 8%, 6%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투매가 아니라면 이런 급락세가 연출될 수가 없다고 말한다.
1600선이 바닥이라고 믿었던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세로 시장에 참여 했지만, 전날 미국에서 다시 불거진 신용경색우려 소식으로 겁먹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던졌다는 뜻이다.
즉, 투자자들이 지금이 바닥이 아니라고 인식한 것이다.오늘 증시는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2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신용위기 등 전혀 새로운 악재들은 아니지만, 전혀 해결이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그들에게 다시한번 묻고 싶다. "도대체 바닥은 어디인가요?"
부국증권 임정현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건 고유가인데, 문제는 유가의 향방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라며 "또 스태그플레이션도 이미 도래했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증시는 통제가 안 되는 상황에 진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언급했다.
임 연구원은 "이미 지지선이 붕괴됐다고 보기 때문에 1500선이 깨질지, 바닥이 어디인지 예측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며 "유가나 인플레이션, 신용위기 등 한가지라도 제대로 방향이 정해져야만 지수가 하방경직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7~8월은 시장이 안 좋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렇게 안 좋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며 "더군다나 다음 주부터 미국 금융주들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런 폭락 장세는 한번쯤 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향후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정도는 나타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두기 힘들다"며 "최대한 보수적 관점을 취하며 시장을 관망하고,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는 기술적 반등을 이용해 매도하는 전략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