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 고유가 직격탄에 '흔들'

입력 2008-07-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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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생산중단에 '경영위기'…돌파구도 없어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석유화학업계가 숨을 죽이고 유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유가 인상이 곧바고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석유화학업계는 감산, 생산중단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고공행진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되고 실낱 같은 돌파구마저 현실적으로 찾기 힘든 상황이다.

◆유화업계 '나프타값 공포'

7일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가격(수입 기준)은 지난해 톤당 평균 696달러였으나 이달에는 현재 톤당 12000달러를 넘어서 원가부담이 1년 사이에 80% 가까이 증가했다.

나프타가격 급등세에 업계는 공포에 휩싸여있는 것.

이에 따라 국내 유화업계에는 감산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합성섬유의 주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삼성석유화학과 KP케미칼은 지난달 PTA 공장을 가동 중단했다.

또 삼남석유화학은 PTA 공장 가동률을 50% 선에서 유지하고 있다. 시장 가격이 원가 이하로 떨어진 스티렌모노머(SM)는 바스프가 가동률을 85%로 떨어뜨렸다.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가격은 폭등하는데 화섬업체들의 경영난으로 공급가격을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해 수익성을 맞추기 불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가동률을 수익 마지노선에 맞춰놓은 채 버티는 곳도 많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말부터 8개월째 울산 공장 내 제1나프타분해센터(NCC)의 가동률을 수익 마지노선인 75%에 맞춰놓고 있다. GS칼텍스도 방향족(BTX) 공정을 올 초부터 7개월째 가동률 90%대에서 버티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제품의 국제시장 가격은 지난해 대비 강보합세를 나타내고 있어 업계의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는 공장 가동 중단 등 국내 업체의 자체 감산과 아시아 각 지역에서 발생한 천재지변, 설비 가동 중단에 따른 석유화학제품가격 상승으로 위기를 넘겼다"며 "하지만 나프타 상승세가 이어지고 중동·중국 등에서 새로 지어진 설비가 가동되면 '대위기론'이 조만간 실체를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료 가격 경쟁력 확보 등 대응전략 마련

유가가 1달러 상승하면 통상 원가부담이 연간 수백 억원에 달하는 석유화학업계로서는 에너지를 한 푼이라도 절감할 수 있는 대책 마렴에 경영역량을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여천NCC 관계자는 "유화업계의 원가구조 중 나프타가 차지하는 비중이 50~70%에 달한다"며 "나프타 가격이 톤당 1200달러대를 3개월 이상 지속하면 석유제품을 만드는 국내 업체 중 버틸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석유화학업계는 원재료 및 에너지 비용이 전체비용의 90%인 만큼 이를 절감하기 위한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선 투입되는 원료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나프타 외에 사용할 수 있는 대체원료인 LPG 등으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나프타의 재고자산을 효율화시켜 현금흐름(Cash-Flow) 우선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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