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주식 및 상품 시장은 긍정적인 ‘사인’을 보내고 있다. S&P500지수는 지난주 5개월 만의 최고치로 상승해 1998년 이후 가장 강력한 1분기 성적을 기록할 수 있는 궤도에 올랐다. 국제유가도 올해 들어 상승률이 30%에 육박했다. 시장이 회복 국면에 도달한 것이라는 관측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많은 투자자들은 S&P500지수가 2800 이상에서 안착에 성공한다면 심리적 저항선이 아닌 지지선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스티브 샤바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 수준을 잘 넘어서면 심리가 호전돼 시장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더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에 복귀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글로벌 데이터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해초부터 3월 6일까지 글로벌 주식 펀드에서 약 600억 달러(약 6조 6910억 원)가 빠져나갔다.
그러나 쉽게 단정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과거에도 이 정도 선에서 머무르다 추가 상승이 꺾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초 이후 4차례 주가 상승 국면도 2800을 넘긴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하락했다. 시장을 회의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 오름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또 미국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점도 시장이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게 한다. 기본적으로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져 주가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과 금값은 하락세를 보인다. 프라임 애널리스트 더그 클라크는 “최근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채권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더 안전한 미국 국채 투자를 늘렸다”며 “현재 환경이 다소 유동적이어서 사람들이 우려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채권 및 기타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는 세계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 주식과 안전자산의 과거 관계가 무너지고 있고 명확한 추이를 잡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은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발표하는 성명에 주목하고 있다. 성명에 나타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견해가 향후 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가늠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이와 더불어 미국 경제의 상태를 판별하는 수단으로 이번주 발표되는 주택·생산 지표에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