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고효율조명기기 10개 중 4개 '불량'…사후관리 소홀

입력 2008-07-0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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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과 학교 등에 설치된 고효율조명기기 10개 가운데 4개는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에너지관리공단, 지역교육청 등 41개 기관을 대상으로 '고효율조명기기 보급사업 추진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 같이 추정됐다고 4일 밝혔다.

고효율조명기기란 에너지 절약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입증돼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고효율에너지기자재로 인증 받은 조명기기로, '고효율기자재' 마트를 부착해 생산·유통된다.

감사원에 따르면 환경부 등 110개 공공기관 및 자치단체와 1445개 학교에 설치된 고효율 조명기기 149만개 중 1669개를 뽑아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22개 업체 627개 제품(37.6%)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특히 불량품은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인증받은 것과는 달리 에너지 효율과 조명기기 수명을 결정하는 전해콘덴서와 Y-콘덴서 등 주요부품이 누락되거나 변경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불량제품 비율을 공공기관 전체 계약물량으로 환산하면 고효율조명기기 149만여개 중 56만여개가 불량제품으로 추정된다.

감사원 관계자는 "특히 각급 학교 등 교육기관에 설치된 제품이 추정 불량품 56만여개 중 42만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추진하고 있는 급사업의 정책효과가 오히려 반감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불량 고효율조명기기의 대규모 유통은 허술한 사후관리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사후관리시 13개 불량 모델을 적발하고서도 이중 11개 모델의 제조업체가 재시험을 요구하면서 당초 제품검사시와는 다른 시료를 제출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이중 9개 모델을 합격처리했었다.

특히 사후관리를 하면서도 전년도 생산·판매량이 많은 업체 및 모델을 사후관리 대상으로 선정키로 계획을 수립하고도 아무런 기준없이 제외하고 오히려 판매실적이 전무한 업체를 사후관리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2005년 사후관리시 70개 인증업체 중 16개 업체를 선정하면서 전년도 생산·판매량 16위 이내 업체 중 9개 업체를 제외했으며, 2006년에도 28개 업체를 선정하면서 전년도 생산량 상위 20위 내 업체 중 8개 업체를 제외하는 방식이었다.

아울러 고효율 조명기기 구매 및 공사과정에서 단란주점에서 접대를 받고 금품을 수수한 공무원을 적발돼 감사원이 검찰수사와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03∼2006년 전등기구 조달계약 업무를 담당한 조달청 공업주사 A씨는 전등기구공업협동조합으로부터 200만원 상당의 향응과 물품을 제공받았고, 서울시 강동교육청 주사보 B씨는 교육문화회관 증축 전기공사와 관련해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25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관리·감독기관인 에너지관리공단이 고효율 조명기기 제품의 사후관리를 허술히 했다며 조명기기 인증 및 사후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 5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한국전력공사의 위임을 받아 전력기반기금 지원대상 조명기기임을 표시하는 증지를 발행한 '고효율조명기기 제조협회'는 법적 근거도 없이 증지발행 수수료를 징수해 협회장 활동비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은 감사원의 제도개선 요구에 따라 관련규정을 개정해 지난 1일부터 증지 발행과 관리업무를 직접 하고 업체에는 증지를 무료로 공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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