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일감돋보기-중흥건설②] 전방위에 만연한 일감 몰아주기…오너3세 승계 작업도 시작

중흥건설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정도는 최근들어 부쩍 심해진 상황이다. 수익 지원을 통해 경영승계 작업에 도움을 주는 양상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정창선 회장이 지분 76.7%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가운데 장남 정원주 사장의 지분율도 10.9%에 달한다. 오너 일가의 개인 지분만 80%가 넘는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은 2017년 기준 59.63%을 기록했다. 높은 비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가운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48.12% 증가한 197억 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계열사중흥토건과 시티건설은 오너 2세들이 지분 전부를 보유한 대표적인 개인회사다. 정원주 사장의 중흥토건은 67.35%의 내부거래 속에 급성장했다. 2015년 73억 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2년 여 만에 무려 18.79배 증가했다. 차남 정원철 사장이 소유한 시티건설은 단기간에 내부거래가 급격히 늘어난 사례다. 2015년 25%에 머물렀던 내부거래 비중은 2016년 94%를, 2017년에도 87%를 기록했다. 그 사이 매출은 두 배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은 네 배 이상 증가하면서 920억 원을 기록했다.

시티종합건설의 경우 2016년 68%였던 내부거래 비중이 이듬해 81%까지 치솟았다. 시티종합건설은 시티글로벌과 정원철 사장이 각각 지분 54.51%와 45.49%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시티글로벌 역시 정 사장의 100% 개인회사인 만큼 사실상 오롯이 정 사장의 손바닥 안에 있다. 늘어가는 내부거래 속에 영업이익은 56억 원에서 149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토목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세종이엔지는 2016년부터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지만 시작은 내부거래다. 중흥토건과 증봉건설이 50%씩 지분을 나눠가진 세종이엔지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94.80%, 87.76%다. 같은 기간 7000만 원이던 영업손실은 14억 원으로 늘어나 아직 적자 상태다.

오너 일가의 개인 지분은 없지만 정원주-중흥토건-증봉건설-세종이엔지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형태를 띄고 있어 이 역시 2세 수익 창출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계열사 중에 청원산업개발이 눈에 띈다. 정원주 사장의 중흥토건이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로, 그룹사 중 비교적 최근(2015년)에 설립된 회사다. 주택신축판매를 담당하는 청원산업개발은 2017년 시흥 목감지구 분양수익으로 1150억 원을 벌어들였다. 주목할 대목은 해당 공사도급 계약이 2016년부터 중흥토건과 맺어졌다는 사실이다. 청원산업개발은 3월 한 달에만 중흥토건으로부터 230억 원을 운영자금 명목으로 대여하기도 했다.

내부거래 매출과 함께 배당수익 역시 2세들의 현금 도깨비 방망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흥토건은 2015~2017년 최근 3년간 총 350억 원의 배당금을 결정했는데, 이 모두가 지분 100%인 정원주 사장의 몫이 됐다.

이외에도 다원개발과 새솔건설처럼 정정길ㆍ서윤 씨 등 오너 3세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 역시 중흥토건과의 거래를 통해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당장 배당 정책을 펼치고 있지는 않지만 추후 기업 규모에 따라 중흥토건처럼 현금 창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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