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일감돋보기-중흥건설②] 전방위에 만연한 일감 몰아주기…오너3세 승계 작업도 시작

입력 2019-03-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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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건설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정도는 최근들어 부쩍 심해진 상황이다. 수익 지원을 통해 경영승계 작업에 도움을 주는 양상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정창선 회장이 지분 76.7%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가운데 장남 정원주 사장의 지분율도 10.9%에 달한다. 오너 일가의 개인 지분만 80%가 넘는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은 2017년 기준 59.63%을 기록했다. 높은 비중을 꾸준히 유지하는 가운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48.12% 증가한 197억 원을 기록했다.

또 다른 계열사중흥토건과 시티건설은 오너 2세들이 지분 전부를 보유한 대표적인 개인회사다. 정원주 사장의 중흥토건은 67.35%의 내부거래 속에 급성장했다. 2015년 73억 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은 2년 여 만에 무려 18.79배 증가했다. 차남 정원철 사장이 소유한 시티건설은 단기간에 내부거래가 급격히 늘어난 사례다. 2015년 25%에 머물렀던 내부거래 비중은 2016년 94%를, 2017년에도 87%를 기록했다. 그 사이 매출은 두 배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은 네 배 이상 증가하면서 920억 원을 기록했다.

시티종합건설의 경우 2016년 68%였던 내부거래 비중이 이듬해 81%까지 치솟았다. 시티종합건설은 시티글로벌과 정원철 사장이 각각 지분 54.51%와 45.49%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시티글로벌 역시 정 사장의 100% 개인회사인 만큼 사실상 오롯이 정 사장의 손바닥 안에 있다. 늘어가는 내부거래 속에 영업이익은 56억 원에서 149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토목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세종이엔지는 2016년부터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지만 시작은 내부거래다. 중흥토건과 증봉건설이 50%씩 지분을 나눠가진 세종이엔지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94.80%, 87.76%다. 같은 기간 7000만 원이던 영업손실은 14억 원으로 늘어나 아직 적자 상태다.

오너 일가의 개인 지분은 없지만 정원주-중흥토건-증봉건설-세종이엔지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형태를 띄고 있어 이 역시 2세 수익 창출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계열사 중에 청원산업개발이 눈에 띈다. 정원주 사장의 중흥토건이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로, 그룹사 중 비교적 최근(2015년)에 설립된 회사다. 주택신축판매를 담당하는 청원산업개발은 2017년 시흥 목감지구 분양수익으로 1150억 원을 벌어들였다. 주목할 대목은 해당 공사도급 계약이 2016년부터 중흥토건과 맺어졌다는 사실이다. 청원산업개발은 3월 한 달에만 중흥토건으로부터 230억 원을 운영자금 명목으로 대여하기도 했다.

내부거래 매출과 함께 배당수익 역시 2세들의 현금 도깨비 방망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흥토건은 2015~2017년 최근 3년간 총 350억 원의 배당금을 결정했는데, 이 모두가 지분 100%인 정원주 사장의 몫이 됐다.

이외에도 다원개발과 새솔건설처럼 정정길ㆍ서윤 씨 등 오너 3세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 역시 중흥토건과의 거래를 통해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당장 배당 정책을 펼치고 있지는 않지만 추후 기업 규모에 따라 중흥토건처럼 현금 창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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