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한 하나금융지주가 제시할 인수가가 1조200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롯데그룹이 희망하는 금액보다 낮아 향후 인수전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로 얻을 이익과 자금 여력 등을 고려할 때 인수 가치가 1조2000억 원 이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나카드의 이익은 797억 원으로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이익 3963억 원의 20.1%에 불과했다. 규모의 경제가 주효한 업종인 신용카드 사업의 특성상 시장점유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 높아질수록 이익이 빠르게 증가하는 탓이다.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은 8.2%로 9.5%인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단순 합산 기준 시장점유율은 17.7%까지 높아질 수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인수로 단기간에 규모의 경제 달성을 통해 이익을 개선할 수 있다"면서 합병 카드사의 이익을 2500억 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그는 "설령 고객 중 30%가 중복, 이탈하더라도 12% 정도의 시장점유율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의 자본 상황을 볼 때 인수 가격이 1조2000억 원을 넘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나금융의 단독기준 자본총계는 15조6000억 원이다. 롯데그룹이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1조5000억 원으로 인수 가격을 가정하면 관련 부담은 자본의 9.6%에 달한다. 현재 124.2%인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33.8%까지 상승한다.
하나금융 연결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에 대한 기여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ROE는 8.9%다. 김 연구원은 "합병 카드사의 ROE가 9% 이상이 되기 위해서는 자본이 2조8000억 원 이하여야 한다"면서 "하나카드의 자본 1조6000억 원을 감안할 때 롯데카드 인수 가치는 1조2000억 원 이하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관건은 롯데그룹이 이 금액을 수용할 수 있는가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매각 가치로 1조5000억 원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자본총계 2조2000억 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 정도다. 업계 2위이자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PBR과 같은 수준이다.
다만 롯데그룹은 지분 일부를 남겨두고 매각할 계획으로 매각가는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지분 93.78%를 보유 중이며 장부가액은 1조8900만 원이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롯데카드 인수 후보로 한화그룹과 하나금융,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 등을 선정했으며 4월 초 본입찰을 진행한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으로 인해 10월까지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하며 이에 상반기 중 매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