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3사 “안정성 확보 조치 이행…의무 다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균용 부장판사)는 27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농협은행, 국민카드, 롯데카드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가 변경된 이후 처음 열린 재판이다.
이날 금융 3사는 지난해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와 마찬가지로 나란히 혐의를 부인했다. 농협은행 측 변호인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안정성 확보조치를 다 이행했다”며 “피고인에 대해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판단하지도 않았는데 1심에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카드 측 변호인도 농협은행과 유사한 내용의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변호인은 “우리는 개인정보를 탈취당한 피해자인데, 피해자에게 고의가 있었겠냐”며 “과실로 처벌하더라도 우리는 장비 및 USB 보관 등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형사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면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유출 당한 사람이 처벌을 받는 결과에 이른다”며 처벌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롯데카드 측은 “롯데카드 직원들에 대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됐는데, 롯데카드는 금융감독원의 강력한 감독을 받고 있고, 정보보호 의무도 이행했다”며 “그런 직원들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하려면 충분한 사실관계와 거기에 적용되는 법리적 판단이 이뤄져야 하는데 1심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회사는 2012∼2013년 신용카드 부정사용예방시스템(FDS) 개발 작업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한 내부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용역 업체 직원이 고객정보를 빼가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관리 소홀을 유죄를 인정해 농협은행과 국민카드에 각각 법정 최고형인 벌금 1500만 원, 롯데카드에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