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주요 생필품 11개 품목...국내외 가격실태 조사
수입 종합비타민, 세탁용 세제, 수입 자동차 및 유류 가격이 미국, 일본 등 G7과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 비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소비자원은 G7 및 아시아 주요 국가 등 11개국(12개 도시)을 대상으로 주요 생필품 11개 품목에 대한 국내외 가격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품목은 식료품3개(밀가루, 설탕, 식용유), 가사용품1개(세탁용 세제), 유류4개(휘발유, 경유, 등유, LPG), 일반의약품1개(수입 종합비타민), 내구재2개(수입자동차, 골프채) 등 11개다.
조사대상 도시는 서울(한국), 뉴욕(미국), 런던(영국), 프랑크푸르트(독일), 파리(프랑스), 도쿄(일본), 밀라노(이탈리아), 토론토(캐나다), 타이베이(대만), 싱가포르(싱가포르), 북경(중국), 홍콩(중국) 등 12곳이다.
조사대상 품목을 평균 환율로 비교할 때, 국내에서 판매하는 수입 종합비타민은 10개 도시 중 5번째로 미국에 비해 3.5배 비쌌으며, 세탁용 세제는 12개 도시 중 4번째로 아시아 주요국가 평균가격에 비해 2.1배 더 높았다. 또한 수입 자동차와 휘발유·경유의 가격은 미국에 비해 각각 61.3%, 39.1% 비싸게 파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가격 차이는 환율변동, 국가별 정부정책, 세제, 물류비용, 노동생산성, 유통마진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입 종합비타민의 경우, 가격이 비싼 것은 독점 수입업체의 과다한 유통마진과 병행수입의 실질적 제한 등 때문이라는 것. 소비자원 측은 "시중에서 판매중인 수입 종합비타민 A 제품의 경우, 수입업체가 6000원대에 수입한 제품이 시중에서는 평균 2만6000원 대에 팔리고 있어 수입원가 대비 유통마진이 약 4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 캐나다, 홍콩 등에서는 약국 외에 슈퍼에서도 판매가 허용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제한돼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세탁용 세제의 경우엔 4개 업체가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
소비자원 측은 "이 때문에 제조업체의 가격결정력이 높은데다가, 최근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는 점이 국내외 가격차 발생의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입 자동차가 비싼 이유는 고급 외제차 선호에 따른 높은 유통마진 책정, 국가별 옵션의 차이, 국가별 세제 차이와 유통구조가'본사→공식수입업체→딜러→소비자'로 이어져 수직적 가격제한이 용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통마진은 수입 자동차 가격의 20~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수입 자동차는 50%를 초과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휘발유 등 국내 유류 가격은 국가별 세제 차이가 국내외 가격차 발생의 주요 요인으로 보이는 한편, 국내 4대 정유사의 시장점유율이 98% 이상인 과점구조, 수평거래 금지제도 및 정유사-주유소간의 전속거래 행태와 같은 유통단계에서의 경쟁제한 요소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지난 5월초 발표됐던 수입 화장품의 국내외 가격차 발생요인은 과다한 유통마진, 병행수입 제한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수입 화장품은 수입원가가 소비자가격의 22~27% 정도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지만, 유통마진이 73~79%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과다한 유통마진 등으로 국내가격이 외국가격에 비해 높거나 국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에 대하여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지속적 감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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