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 차량공유업체 중 1호 증시 데뷔…우버, 기업문화 둘러싼 내홍으로 IPO 늦어져
미국 2위 차량공유서비스업체 리프트가 선두주자인 우버보다 먼저 증시에 데뷔한다.
리프트는 3월 말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하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음 주 초 지난해 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밀리에 제출했던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리프트는 다음 달 중순 로드쇼(투자설명회)를 실시하는 등 주요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IPO 공모가 산정 막바지 절차에 들어가 월말까지 공모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리프트는 가장 최근 투자자 유치에서 기업가치가 150억 달러로 평가됐으며 IPO 실시 이후 그 가치는 최대 250억 달러(약 28조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으로 인해 SEC의 IPO 승인 프로세스가 일부 차질을 빚었으나 리프트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을 보면 셧다운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나스닥거래소는 주목도가 높은 IT 기업의 상장을 놓고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경쟁하고 있는데 리프트의 결정으로 오랜만에 승리를 맛보게 됐다. 지난해에는 NYSE가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와 ‘페이스북 대항마’ 스냅 IPO를 유치했다.
리프트는 차량공유업체 중 가장 처음으로 증시에 데뷔하면서 주식투자자들이 과연 이 산업에 어떻게 가치를 매길지 알 수 있는 시험대를 제공하게 됐다.
우버는 수년 전부터 IPO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내부 문제로 그 진행이 늦어지게 됐다. 2017년 전직 엔지니어 수전 파울러의 폭로로 성차별주의적인 기업문화가 표면 위로 드러났다. 그 여파로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트래비스 칼라닉이 경영에서 손을 떼고 주요 임직원이 이탈하는 등 내홍에 시달렸다. 우버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존 짐머 리프트 공동설립자는 최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버에 대해 존경할만한 점이 있는지’라는 질문에 “‘노(No)’라고 말할 것 같다”며 “그밖에 다른 것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우버가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펼치면서 논란을 일으키는 동안 상대적으로 리프트는 조용한 움직임을 보여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대안으로 인식됐다고 CNN은 설명했다.
여전히 미국에서 우버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리서치 업체 세컨드메저(Second Measure)의 분석에 따르면 1월 우버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69%였고 리프트는 29%를 기록했다. 그러나 세컨드메저는 우버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포인트 떨어졌고 리프트는 3%포인트 올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