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비빔면에서 비빔면 35주년 한정판 '괄도네넴띤'이 출시되면서 이 상품의 이름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팔도는 19일부터 11번가 단독으로 '괄도 네넴띤'을 판매 중이다. '괄도 네넴띤'의 뜻은 팔도 비빔면 포장지 글씨체가 언뜻 '괄도 네넴띤'처럼 보인다고 해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한 신조어다.
일단 마케팅 측면에서는 성공적이다. SNS에서 '괄도 네넴띤'이라는 해시태그는 증대됐고, 포털에서는 이 말이 인기검색어 '톱10'에 진입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폭발적인 주문량 증가로 팔도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팔도 측은 온라인을 통해 "금일 12시 이전 주문 건은 당일 출고된다. 12시 이후 주문 건은 다음 날부터 순차 출고된다"라고 공지하며 "#주문 폭주 #물건을 더 만들어야 됨 #기다려주세요 #배송 조금 늦을 수 있음 이해 좀 #난 오늘 야근 #나도 택배 싼다 #아이고" 등의 해시태그를 더해 웃음을 안겼다.
젊은 층을 타킷으로 신선한 신조어로 시선을 끌었지만, 일각에서는 한글 파괴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네티즌은 "세종대왕이 울고 갈 언어 파괴", "대박나면 다른 라면 회사에서도 이런 마케팅 이어질 듯", "웃기지도 않고 '괄도 네넴띤' 뜻 알고 어이가 없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유통업계의 이른바 '언어 파괴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야심작인 '삐에로 쑈핑', SSG닷컴의 '쓱', 현대H몰의 생활용품 PB브랜드 'ㄱㅊㄴ', 롯데면세점 '냠'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특히 지난 2016년 첫 선을 보인 '쓱' 광고는 온라인몰 SSG를 한글로 표현한 단어인데, 이슈몰이를 하면서 광고 노출 기간 동안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쓱'의 성공으로 SSG는 언어유희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언어 파괴라기보다는 언어유희 정도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친근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키워드로 소비자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언어유희를 통한 마케팅은 일시적인 현상일 거라고 본다"라며 "대기업이 제품명에 이른바 '급식체'(학교 급식을 먹는 나이대의 사람이 쓰는 언어)를 쓰는 게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팔도 관계자는 "우려의 목소리를 알고 있다.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문화로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라며 "타깃층의 언어로 접근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