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롯데캐피탈의 매각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카드와 손해보험의 매각에 집중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의 심사 기간과 매각 흥행에 대한 자신감도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은 15일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적정인수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했다. 동시에 롯데캐피탈 매각은 보류하기로 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10월까지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롯데캐피탈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업계는 당국의 승인 절차를 고려하면 상반기 중 카드와 손보의 매각이 마무리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캐피탈은 카드나 손보사와 달리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하지 않아 비교적 일정 여유가 있다. 이에 금융 당국의 승인이 더 까다로운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매각을 일단락 지은 후에 매각 절차를 재개해도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서 보류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부터 롯데캐피탈은 롯데카드와 손보보다 늦게 매물로 나왔다. 예비입찰 일정도 지난달 30일 마무리 지은 카드ㆍ손보와 달리 12일 진행됐다.
롯데그룹이 금융 3사의 매각을 한꺼번에 진행하기에는 인력 등이 부족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캐피탈 매각 보류에 대해 "카드와 손보 매각에 집중하기 위해 보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캐피탈 매각 흥행에 대한 자신감도 일정을 잠시 미뤄둘 수 있는 배경이다. 롯데캐피탈은 금융 3사 매각전에서 가장 흥행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예비입찰에는 KB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해 인수후보자 7~8곳가량이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캐피탈은 매년 1000억 원의 순이익을 내는 '알짜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총자산 7조5089억 원이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1055억 원, 2017년 1175억 원, 지난해 3분기 누적 959억 원을 기록해 매년 증가세다.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도 갖췄다. 개인·기업금융, 할부·리스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