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남북 경협, 저임금 모델 넘어서 다양한 생산 요소 고려해야”

입력 2019-01-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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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중기중앙회 대회의실에서 ‘중소기업형 남북 비즈니스 모델’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제공=중기중앙회)

북한의 저임금을 활용한 모델을 뛰어넘어 다양한 생산 요소를 고려한 중소기업 남북 경협 모델이 제시됐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박정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중소기업형 남북 비즈니스 모델’ 토론회를 23일 중기중앙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중소기업형 남북비즈니스 모델’은 중소기업의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남북 경협 참가를 지원하고자 설계된 경제협력모형이다. 투자금, 인력, 경협, 경험 등 기업의 경영 환경에 맞는 북한 진출 방식과 지역이 고려돼 설계됐다.

주제 발표에 나선 이재호 중소기업연구원 동북아경제연구센터장은 “중소기업은 정부의 지원보다는 기업 자체의 독자적 판단과 준비를 통해 남북경협 사업을 진행해 사회주의 체제상의 문제, 북한 정부의 문제, 우리 기업의 문제 등 다양한 한계가 발생했다”며 “남북경협이 다시 시작되면 노동집약적인 형태를 넘어 체계적, 안정적 환경 속에서 남북경협 고도화를 위한 전략 틀 내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비즈니스 모델로 △진출형태별 연계 모델(합영, 합작, 단독투자 등), △결합형 모델(중소기업협동조합-북한 협동조합), △지역산업연계 모델(경제개발구, 북ㆍ중ㆍ러 접경), △공정간 연계 모델(남ㆍ북ㆍ중 연계), △Sub 진출 모델(대기업 인프라 협력) 등을 제시했다.

이어 중기중앙회가 경협에서 플랫폼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경제특구 관련해 정책 자금 지원은 개별 기업이 해결하기 힘들기 때문에 중기중앙회가 콘트롤타워이자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액션 플랜을 만들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안궈샨 중국 연변대 교수는 “북한은 선쾌후만 (先快後慢) 선이후난(先易後難), 즉 경제회복이 빠른 것부터 시작하고 늦은 것은 뒤로하며, 쉬운 것부터 먼저 시작하고 어려운 것은 뒤로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해외와의 경제 협력은 동쪽의 원산ㆍ금강산, 서쪽의 신의주, 남쪽의 개성, 북쪽의 나진ㆍ선봉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개발이 추진될 것이며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 다자 협력이 예상되기 때문에 남한은 포지셔닝을 정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ICT 등 첨단기술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북한의 변화된 현실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벤처기업들이 나설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연구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채희석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북한 투자에서 가장 문제는 분쟁 해결 절차의 불확실성”이라며, 남북합의사항인 남북상사중재위원회를 정상화하고 활용할 것을 주장했다.

브라이언 마이어스 동서대 교수는 “남북한 생각의 차이는 앞으로도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통일, 남북경협 등 공통적인 사항에서 남북이 개념을 일치시키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종합적인 플랜인 만큼 미시적인 실행플랜이 제시되어야 한다”며 ‘남북비즈니스 모델 2.0’을 준비할 경우 제도, 인프라, 의식 등 북한 변수를 고려한 실행지수를 가미할 것을 제안했다.

팜 깍 뚜엔 주한베트남대사관 상무관은 “베트남도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로 이행을 하는 국가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며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정”이라며 “북한이 체제 이행의 목표를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축사에서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했던 때를 회상했다. 박 회장은 “방북 당시 북한이 이제 이념보다 먹고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것을 느꼈다”며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 북한이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도 시장경제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는 만큼, 값싼 노동력에만 기대는 기존의 모델인 아닌 북한을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상생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남북경협의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북한이 변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지금보다 더 나은 개방의 길로 갈 것”이라며 “우리 중소기업은 경쟁력을 높이는 디딤돌로써 경협을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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