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車이나] 남아도는 中공장 설비 어쩌나...자동차 업계 딜레마

입력 2018-12-2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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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아온 중국 시장의 침체가 심상치 않다. 수요 침체로 앞다퉈 감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가동을 멈춘 공장들로 인해 기업들은 과거 지나친 설비투자 경쟁의 트라우마에 빠져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침체로 일부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불필요한 공장들을 떠안게 됐다며 이들은 심각한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한때 중국 자동차 시장은 성장이 멈추지 않을 것 같은 블루오션이었다. 이에 업체들은 너도나도 중국 현지에 공장을 새로 지었다. WSJ는 대표적인 업체로 프랑스 푸조, 미국 포드자동차, 한국 현대자동차를 들었다. 그러면서 중국 시장이 침체된 지금, 이들 업체가 중대 결정의 순간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의 투자를 그냥 포기할 것이냐, 아니면 구조 조정을 위해 추가로 투자할 것이냐.’

UBS그룹의 자동차 애널리스트 폴 공은 “돌이켜보면 (공장 신설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었다.”며 “누구나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잃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급성장하며 판매량이 연간 2자리 수를 기록할 때도 많았다. 2016년에는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14% 증가한 2800만 대에 달해 미국의 1750만 대를 추월했다. 중국 기업과의 합작을 의무화하는 당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다퉈 중국에 진출, 중국 현지 기업과 함께 공장을 건설했다. 전기자동차(EV)를 장려하는 중국 정부의 캠페인과 맞물리면서 시장의 경쟁은 한층 과열됐다.

일부 기업은 이런 열광 속에서 중국 시장의 성장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만했지만, 사실은 성장이 멈췄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017년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3% 증가에 그쳤고 2018년 1~11월은 2% 감소했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중국 공장에서는 연간 4300만 대의 생산이 가능하지만 올해 생산 대수는 2900만 대를 밑돌 전망이다.

모든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타격이 가장 큰 건 타이밍을 잘못 맞춘 기업이다. 포드의 경우, 중국 판매 대수는 2016년 127만 대를 정점으로 2017년에는 6% 감소했다. 작년 1~11월은 전년 동기 대비 34%나 줄어든 69만5028대에 그쳤다. 세단 ‘토러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엣지’를 생산하는 저장성 항저우의 포드 공장은 한때 생산의 메카였지만 현재는 놀고 있는 공장이 태반이다. 근로자들의 교대 근무는 한 달에 수 회로 줄었다. 일부 노동자는 한 달에 220달러밖에 받지 못해 대부분이 부업을 해야 생계를 꾸릴 수 있다.

현대차도 중국에서 여덟 번째 승용차 공장을 2017년에 신설했지만 판매는 신통치 않다. 푸조도 한창 호황기 때 현지에서 공장 신설을 계속했다. 둥펑자동차그룹과 합작으로 생산하고 있는 시트로엥과 푸조 판매 대수는 2015년 70만5000대로 고점을 찍었으나 올해 1~9월은 20만5000대로 쪼그라들었다. 현지 푸조 공장 4개 중 2개는 10월부터 가동을 중단하고 2개는 일부만 가동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EV의 생산 설비는 더욱 과잉이 될 조짐이다. EV대국을 지향하는 중국 정부의 캠페인 영향으로 현지 기업에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EV 공장을 준비 중인 곳은 적어도 32곳, 생산 능력은 750만 대가 넘는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50만 대를 제조할 수 있는 공장을 상하이에 건설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상하이에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폭스바겐은 EV와 휘발유차를 함께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올해에만 3개나 신설했다. 포드는 새로운 합작 파트너인 중타이기차와 함께 중국에서 여덟 번째 승용차 공장을 계획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10만 대로 보고 있다.

UBS의 공 애널리스트는 일본 스즈키가 올해 중국에서 전격 철수한 것에 주목, “과잉 설비를 가진 다른 회사들도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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