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연일 매도... 한국증시 떠나나?

입력 2008-06-13 13:2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당분간 외인 유동성 감소할 것" 한목소리

최근 외국인 투자가들이 5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지수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셀코리아' 현상의 이유는 이머징마켓의 인플레이션 압력과 상승 모멘텀 부재로 압축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투자전략에 참고할 것을 권고했다.

◆외인 매도 '대형주'에 집중

13일 오후 12시 기준 외국인투자가는 지난 5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7969억원 규모의 물량을 내놓았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1233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단행했다.

전일의 경우 외국인은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의 시가총액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NHN을 각각 1545억6000만원(23만1000주), 280억원(15만5016주)씩 순매도했다.

이들은 삼성전자에 이어 국민은행(765억원), POSCO(675억7000만원), LG전자(610억3000만원), 하나금융지주(559억4000만원) 등 시총 상위 종목 위주로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에서도 NHN에 이어 메가스터디(53억9400만원), 성광벤드(24억8300만원) 등을 집중 매도했다.

이러한 매매동향은 그간 외국인 보유주식 중 대형주 비중이 높았던 탓에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매도가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은SG자산운용 신동걸 주식운용 본부장은 "최근 대형주의 경우 조정이 상당히 깊었는데 외국인이 대형주를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 대기업들의 성장이 2분기부터 둔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인 본격 떠나기?

증시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등 외생 변수를 외국인 매도세의 일차적인 이유로 꼽았다. 아울러 이머징마켓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역시 악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전일 HSBC는 이머징마켓의 인플레 압력이 커지고 있고 금리인상으로 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보유주식을 전량 매도할 것을 권고하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미 국내의 경우 외국인 매매의 근간인 뮤추얼펀드 자금 유입이 2주간 위축된 상태다.

국내로 유입되는 펀드 중 자금비중이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이머징펀드와, 아시아퍼시픽펀드인데 최근 2주 동안 이머징펀드로 283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아시아퍼시픽은 500억달러의 자금 유출이 발생됐다.

한편 중국증시의 큰 변동성 역시 불안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신용 인플레이션 추세가 나타나면서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이우현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매동향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신흥국가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달 들어 외국인은 태국과 대만 인도에서도 순매도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당분간 외인 유동성 감소할 것”

외국인투자가들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유가나 인플레이션이 잡혀야하지만 이들의 방향성과 영향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외국인의 유동성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증시전문가들은 오는 25일에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 집중하고 있다.

금리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이날 발표될 멘트들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지 호재로 작용할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조세훈 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으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정책의 결정은 거시경제지표와 연결돼있어 쉽게 방향이 바뀌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무라 인터내셔날증권 서울지점 주식영업부 존 킴 이사는 "미국지표에서 보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펀드부문 자금경색이 생겼고 이에 따라 아시아증시에 자금이 들어오기 어려워지자 외국인들이 자금을 털어내는 것"이라며 "앞으로 신규 자금이 들어올 이슈가 생기지 않는 이상 당분간 팔자매도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